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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외교부장관)은 지난 26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연이어 만났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왕 부장을 만나 “미·중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시 주석과 만남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 말을 인용해 미·중 관료들은 다음달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게 되면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한 이후 1년여만이다. 이번에는 다음달 15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측은 이번 왕 부장의 미국 방문에서 이뤄진 회담에서 신장지구, 티베트,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정책과 남중국해 분쟁, 마약 펜타닐 문제 등을 다뤘다고 전했다. 이는 결국 양국간 정상회담에 앞서 의견 조율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해결 방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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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관료는 블룸버그에 “왕 부장과의 대화는 미·중 관계는 물론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같은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문제를 다뤘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며 상반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이-팔 전쟁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그전에 의견 조율은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에 비유한 것 등으로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고 지적하며 “왕 부장과 광범위한 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료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있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왕 부장 또한 미·중 정상회담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는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 전략 관련 좌담회에 참석해 “양국은 샌프란시스코 정상회의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데 합의했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자율주행에게 맡길 순 없는 순탄하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은 (작년 11월 정상회담이 이뤄진) 발리로의 복귀를 확실하게 하고 양국 정상의 공동 컨센서스를 이행해야 한다”며 미국의 간섭 배제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