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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블록체인 게임을 두고 업계와 게임위가 갈등이다. 블록체인 게임은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말한다. 게임 내 아이템 등 산출물을 가상자산화하고 상대방과 거래할 수 있다. 아이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 심의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가상자산화 아이템을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는 대목에서 제동을 걸었다. 사행적인 활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를 거부하거나 민간 자율심의를 거친 게임을 취소하는 중이다.
꽉 막힌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8일 블록체인 게임 업체와 게임위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여온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이 만든 자리다.
여전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이상헌 의원은 토론회 주최사에서 블록체인 게임 등급분류 현황을 들어 “이대로는 안 된다”며 ‘행정력 낭비’와 ‘성장동력 저해’ 등을 짚었다.
‘이미 신성장 동력’ 국외를 보시라
위메이드트리(김석환 대표)와 해시드(김균태 파트너) 등 토론회에 참석한 블록체인 업체는 이용자 입장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들었다. 게임 아이템이 이용자 소유가 된다는 것이다. 기존 게임의 아이템은 서비스가 중단되면 무(無)로 돌아간다. 말 그대로 공중분해된다. 서비스 기간 중 이용자가 아이템을 빌리는 구조여서다. 이용자가 소유하는 블록체인 게임 아이템은 가치가 산정되면 타 아이템이나 암호화폐로도 바꿀 수 있다.
‘플레이 투 언’ 안 된다
게임위의 송석형 등급서비스팀장은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개념을 꺼냈다.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NFT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바꾸고 현금화할 수 있다면 경쟁과 상호작용, 성취감과 협동심은 무의미해진다는 논리를 펼쳤다. 어떻게든 재산상 이익을 극대화할지 고민하게 되는 ‘견물생심(見物生心)’에 빠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송 팀장도 대화의 여지는 열어뒀다. 그는 ‘재산상 이익 추구가 옳지 않은 것인가’에 대해선 “정답은 없다”고 했다. 우려와 다르게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뤄지고 게임 결과물의 판매와 구매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정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산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게임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면 각계의 체계적인 담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환 대표는 “디지털화로 게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며 게임 기능을 강화하려는 네이버 제페토의 메타버스 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는 “향후 제페토 내에서 경제행위가 이뤄진다면 게임위가 내리라고 할 수 있을까”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부분은 게임위도 고민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오지영 변호사(게임위 정책 자문)는 “게임위는 제한적 재량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파격적인 심사를 해달라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업계 입장에서 게임위는 생존권을 쥐고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기관”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만 규제에 갇혀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게 되면 기업에도 국가에도 손실이 아닌가”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