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2년 엔도트로핀을 처음 발굴한 박지영 교수는 “비만 시 지방세포에서 크게 늘어나는 엔도트로핀은 유방암의 전이와 항암제 내성 뿐 아니라 당뇨환자의 합병증의 원인이기도 하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엔도트로핀과 만성 간질환의 관계를 밝혀내 간질환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엔도트로핀은 간 손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간세포(Hepatocytes)’와 ‘비(非)간세포(Non-Parenchymal Cells)’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도트로핀에서 나오는 신호가 간세포를 죽게 만들고 죽은 간세포에서 나온 물질이 비간세포와 상호작용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간조직을 딱딱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세포사멸-섬유화-염증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진행되면 만성 간질환과 간암까지 발생한다.
박 교수는 “엔도트로핀의 활성을 억제하는 치료용 항체를 사용하면 간조직 세포 사이에서 일어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엔도트로핀이 만성 간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맞춤 치료제의 표적물질로 개발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연구·개발(R&D)지원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 개인기초핵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병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병리학 저널(Journal of Pathology)’ 9월 23일 온라인판에 공개됐으며 출판을 위한 편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교수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실제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용 항체와 치료약물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