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퍼스트”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의 키워드는 ‘아메리칸 퍼스트’(American first, 미국 우선)였다. 그는 16분동안 진행된 비교적 짧은 취임연설 동안 무려 15번씩이나 “미국”이라는 단어를 외쳤을 정도로 미국 중심의 정책을 강력하게 예고했다. 그는 “내 단순한 원칙은 미국산(産)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오로지 미국이 우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美軍) 주둔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른 나라를 방어하겠지만 미국 혼자 방어하는 것에는 반대해야 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우리 군대는 매우 애석하게도 고갈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본격적으로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잊혀진”(forgotten)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잊혀진 사람들은 백인 중심의 기존 미국인을 뜻한다. 그는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지만 우리 국경을 지키지 않았고 외국에서 수조달러를 퍼부으면서도 정작 미국의 기간시설(인프라 스트럭처)은 고치지 않고 방치했다”며 “다른 나라는 부유하게 했지만 우리나라의 부(富)와 힘, 자신감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인프라 투자로 아름답게”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수락 연설에 언급했던 인프라 투자에 대한 발언이 취임식에 다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미국을 재건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새로운 도로와 고속도로, 다리, 공항, 터널, 철도 등을 새롭게 건설할 것이다. 미국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과정에서 1조달러의 인프라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취임식에도 인프라 투자가 다시 등장했다는 점은 이 정책이 단순히 말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당내 정서와 잘 맞지 않는다는 점, 또 감세(減稅)를 표방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둘러싼 구체적인 해법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이 약속이 얼마나 얼마나 잘 지켜질 것인지를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