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듯 쏟아지는 땀, 뇌질환이 원인일 수도

원인은 제각각 ···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
심리적 위축이나 우울증 등 후유증에 대한 치료 병행돼야
  • 등록 2015-07-27 오전 10:06:36

    수정 2015-07-27 오전 11:02:3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중학교 때 뇌수막염 치료를 받은 적 있는 대학생 장수목씨(23)는 시도 때도 없이 땀이 흐르고, 땀의 양도 무척 많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흐른 땀 때문에 원하지 않은 작동키가 눌러지고, 물건을 집어올리다 미끄러져 털어뜨리기도 일쑤다. 장 씨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톡스나 약물 등으로 손쉽게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하지만 장 씨의 주치의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흉부외과 김정태 과장은 “다한증은 원인이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며 “장 씨와 같이 뇌질환에 대한 치료가 선행된 바가 있다면 치료가 마무리 되지 않았거나 또는 그 후유증으로 다한증이 발생된 것일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저질환이 원인인 2차성 다한증

다한증은 체온조절에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 땀이 흐르는 증상이다. 기준이 뚜렷하지 않아 증세가 드러나는 양상이나 심각도가 제각각 다르나, 환자 본인이 불편감을 느낀다면 치료의 필요성이 있다. 주먹을 꼭 쥐고 30초에서 1분 사이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흐른다면 다한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한정된 부위에 집중적으로 땀이 나는 국소다한증은 물론 음식을 먹을 때 땀을 흘리는 미각형 다한증이나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땀을 흘리는 후각성 다한증도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지난 2014년 1만2,542명이 병원을 찾아 다한증 치료를 받았다.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으로 분류됐으나 일부의 경우 기저질환이 원인인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타났다. 사례자 역시 질환 발병 이후 땀이 많이 나기 시작했으므로 이차성 다한증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다한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으로는 ▷ 결핵, 브루셀라 등의 감염성 질환 ▷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등 내분비질환 ▷ 갈색세포종, 유암종 등 신경내분비암 ▷ 백혈병, 림프종, 신장암 등 암 ▷ 파킨슨병, 척수손상, 뇌혈관질환 등 신경계질환 ▷ 알코올 중독, 약물 남용 등 독성질환 등이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정태 과장은 “이차성 다한증은 원인질환의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며 “잘못된 접근으로 인해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나면 손 쓰기가 더욱 어려워지므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한증 치료 … 정확한 접근이 먼저

다한증 치료는 일시적 효과가 있는 치료와 영구적 효과가 있는 치료로 나뉜다. 땀이 나는 부위에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양을 처방 받는 치료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전류를 흘려 보내 땀이 나지 않도록 하는 이온영동법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치료법은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 흉부외과에서 행해지는 다한증 치료는 땀이 나는 원인 부위를 직접 치료해 기대효과가 영구적이다. 하지만 땀샘을 직접 제거하거나 교감신경을 제거하는 수술법은 부위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도 있어 신중한 접근을 요한다.

김정태 과장은 “여러 가지 다한증 치료법이 보급돼 있어 예전보다 쉽고 간편한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원인 질환이 따로 있거나, 치료법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는 경우에는 추적 관찰을 통해 효과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나이가 어릴 때는 보상성 다한증을 감안해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단계별 치료가 필요하고, 이후 단계에서 시술을 적용할 때도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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