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필리핀에서 ‘코피노’(kopino)가 크게 증가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코피노는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philipino)의 합성어로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나 현지에서 생활하는 혼혈아를 말한다.
| △ 필리핀에서 ‘코피노’가 급증해 반한 감정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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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전역에 살고 있는 코피노는 무려 2만여명으로 추산됐다. 코피노는 1990년대부터 한국인의 필리핀 방문 및 거주가 늘면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피노는 인권 문제와 맞닿아 있어 그 심각성이 크다. 단기간 여행이나 어학연수, 사업을 목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 남성들이 현지 여성과 하룻밤 유흥을 즐기다 임신시킨 후 자취를 감추는 게 다반사여서 현지에서의 국내 남성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젊은층 남성들 사이에서는 성(性) 관광을 노리며 의도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코피노를 낳게 한 국내 남성 중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학생도 상당수 있어 문제다.
국내 여성들은 지난 1950년 6·25 전쟁 때 미군들에 의해 현재 필리핀 여성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 미군 남성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은 무려 1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 아픔을 겪은 한국이 이번엔 가해자로 돌변한 것이다. 필리핀의 코피노들 가운데는 한국을 방문해 아버지를 찾는 이들도 꽤 있다. 현지에서 차별을 받는 코피노의 인권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때다. 필리핀의 반한 감정이 확산되기 전에 국내 일부 남성들의 그릇된 성(性)인식이 서둘러 고쳐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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