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부족 의리에 현대엠코 놀란 사연

리비아 내전으로 현대엠코 공사현장 자산 훼손 위기
현지 부족 "내가 살 집인데.." 6개월간 무장경비
300억원 상당 현지 자산 완벽 보존..
  • 등록 2011-09-29 오전 11:00:39

    수정 2011-09-29 오전 11:00:39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이럴 수가..."

이달 초 리비아 굽바시의 주택공사현장에 급파된 현대엠코 직원은 깜짝 놀랐다.

리비아 내전으로 공사현장에 두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현대엠코의 공사 장비가 그대로 보존돼 있었기 때문이다. 텀프트럭 등 대형 건설장비 및 발전기 약 300여대, 자재 및 숙소, 식당 등 가설 건물 약 440여 개 동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310억 여원이 넘는다.

현대엠코는 굽바시에 5200억원 규모 주택 2000가구를 짓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우선 내년 말까지 4층짜리 주택 250개 동을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리비아 유혈내전으로 공사가 중단됐었다.

상황이 급박해져 긴급 철수해야했던 현대엠코는 굽바시 현지 부족에게 공사 현장에 있던 각종 장비와 보관물을 잘 보관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주민들은 현대엠코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주민들은 "바로 우리가 살 집이다"라며 흔쾌히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리비아 굽바시에 진행 중이었던 현대엠코 주택공사현장. 리비아 내전에도 불구하고 공사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급박했던 현지 사정이 차츰 안정을 되찾자, 현대엠코는 이달 초 리비아 현장 및 영업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임원 등 4명을 현지로 보냈다.

굽바시 주택현장에 도착한 현대엠코 관계자는 매우 놀랐다. "리비아에 진출한 일부 건설사 공사현장의 장비와 자재는 약탈당해 공사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그러나 굽바시 주택공사 현장은 당시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엠코에 따르면 굽바시 현지 부족은 유혈내전에도 현대엠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야간 2교대로 각 25명씩을 투입, 6개월간 무장경비를 섰다.

▲리비아 굽바시에 있는 현대엠코 주택공사 현장.
                                         

현대엠코는 리비아 현장자산이 잘 보존됨에 따라 신속한 공사재개가 가능해졌다.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추가 공사에도 차질없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엠코는 현지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경비기간 만큼의 급여 및 유류대 등을 보상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전 당시 현장을 보존해 주기로 한 현지 주민들과 약속이 잘 지켜졌다"며, "앞으로 신뢰를 계속 이어갈 것이며, 좋은 품질의 주택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엠코는 현지에 파견된 직원이 이달 말 귀국하면 리비아 입국시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고, 중동정세가 조만간 안정되면 전후복구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리비아 굽타사의 현지 무장경비대. 이들은 현대엠코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개월 간 무장경비를 섰다.
                                     

한편 리비아 국영방송은 리비아 내전 당시 수많은 공사현장이 약탈과 강도들로 심각하다고 보도하면서, 특히 현장관리가 잘 되고 있는 현대엠코의 공사현장을 비중있게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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