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사진)은 30일 송년사를 통해 "코트라에 와서 세번째 맞는 연말"이라며 "올해는 2008년과 2009년에 비하면 훨씬 안정된 느낌으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또 "코트라 역시 풍성한 성과를 냈다"면서 "2년반 전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3가지 위기 가운데 `시장의 위기`를 제외하곤 `정체성의 위기`, `자존심의 위기`는 거의 회복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트라 임직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조 사장은 "코트라는 내후년이면 지천명의 나이인 50세를 맞는다"면서 "코트라는 역량을 발휘해 국가의 어려움을 선도적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송년사 전문이다.
제가 KOTRA에 와서 세 번째 맞는 연말입니다. 2008년 연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절박한 위기감을 가지고 맞았었고, 작년 연말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졌었습니다. 세 번째인 올 연말은 과거 두 번에 비하면 훨씬 안정된 느낌과 우리 조직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맞고 있습니다.
어느 해인들 조용한 해는 없었지만 올해야 말로 실로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큰 일들이 세계와 한반도에 발생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세계 1위를 자만하던 도요타가 초유의 리콜사태를 맞으면서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내세워 세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하면서 아시아의 경쟁자들에게 위기감을 불러 일으키고, 미국의 파괴적 혁신 잠재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였습니다. 제가 연초에 화두로 중원축록을 말씀드렸었는데 이와 같이 글로벌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상황은 더욱 크게 요동쳤습니다. 천안함 폭침으로 아까운 젊은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설상가상으로 국론이 분열되는 통탄할 사태를 맞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우리 군의 대응훈련으로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긴장하면서 코리아 리스크가 전례없이 높아졌습니다. 일부 바이어가 방한을 취소하는 등 이번 사태의 파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런 국내외 정치, 경제 정세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EU와의 FTA 체결과 미국과의 FTA 재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향후 우리 수출이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9%나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순위가 작년 9위에서 올해는 7위로 올라서는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낸 KOTRA의 성과도 풍성했습니다. 우선, 6개월간 진행된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최고 인기관이 되면서 725만명이 한국관을 찾았고, 훨씬 많은 돈을 들인 일본, 사우디 등 다른 국가관에 비해 더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국관 운영도 쉽지 않은데 그 많은 방문 손님들까지 정성을 다해 지원해 준 우리 직원들에게 수고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립니다.
이밖에도 서울에서 개최된 23차 아시아무역진흥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유럽 공항항만시장 공략, 일본 자동차부품 및 소비재시장 공략, 태국에서의 한류스타상품 박람회 최초 개최, 현대차의 UN조달시장 납품 성공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수많은 사업들을 개발해서 시의 적절하게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습니다.
외국인 투자면에서는 아직도 세계의 투자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전년보다 더 높은 실적을 보였고, 특히 코트라의 기여분은 어느 때보다도 컸습니다.
게다가 올해에는 작년에 이어 우리 사업의 인프라도 크게 확충되었습니다. 외국인투자정책센터를 개소했고, 중국자본 유치를 위해 차이나데스크를 본사와 상하이에 설치했으며, 뉴욕과 워싱턴에 이어 올 5월에는 런던에도 공공조달지원센터를 개소해서 유럽 조달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작년부터 코트라의 조직으로 편입된 방산수출지원센터는 금년에 본격적인 G2G 계약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 지원도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제가 2년 반 전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3가지 위기 가운데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시장의 위기’를 제외하고는 ‘KOTRA 정체성의 위기’와 ‘KOTRA 자존심의 위기’는 거의 회복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성과들을 통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내 후년이면 KOTRA가 지천명의 나이인 50세를 맞습니다. KOTRA가 부여받은 과제가 무엇인지,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와 모습은 어떤 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국가 목표와 KOTRA의 목표가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년과 올해 국가적인 큰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KOTRA는 위기대응반을 만들어서 해외의 반응을 조사하고 바이어를 관리하는 등 누구보다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그리고 Buy Korea 같은 파급효과가 큰 대형사업들을 개최해서 자칫 침체 속에 빠질 수 있는 수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즉 우리가 하는 일들과 국가가 겪는 일들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성공적으로 증명해 왔습니다.
흔히 자기들이 하는 일에만 매몰되어서 자칫 국가와 사회와 동떨어진 조직이 되는 경우가 많은 데 KOTRA는 항상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국가에 정말 필요한 기관이 되어 온 것입니다. 앞으로도 경제 사건이 아니더라도 우리 수출 및 투자유치와의 관련성을 찾아내서 우리의 역할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KOTRA의 역량을 발휘해서 국가의 어려움을 선도적으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국가 목표와 KOTRA의 목표가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우리는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는 늘 실패의 위험성이 따르지만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영영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많은 시도를 했고 이 과정에서 소중한 사업들도 많이 발굴했습니다. 이것들을 더욱 개선시키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앞으로 고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KOTRA의 대표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와 고민을 통해 통찰력을 길러내야 합니다. 한 직원의 역발상이 조직을 빛나게 하고 국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늘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셋째는 업무에 대한 무한한 열정입니다. 최근 KOTRA가 좋은 평가를 받는 원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우리 KOTRA 직원들이 가진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이 있기에 사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할 수가 있습니다. 힘없이 비실 비실대는 팽이는 사람들의 팽이채를 피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KOTRA가 좋은 아이디어의 사업들로 팽팽 돌아가게 되면 사람들이 간섭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힘을 보태 주려는 사람들이 나오게 됩니다. 작년과 올해처럼 우리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힘차게 돌아가는 KOTRA를 유지하는 일은 50세를 맞는 KOTRA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를 보내면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한 엄현희 감사님이 우리 KOTRA에 와 주신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과중한 업무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준 본사직원, 해외직원, 각종 기관의 파견 직원, 해외 현지직원, 그리고 인턴사원 등 모든 KOTRA 가족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바쁜 직원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신 직원가족 모두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뜻 깊고 편안한 연말 보내시고 신묘년 새해 아침에는 큰 꿈 하나씩 품으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