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오는 10월이면 해고될 예정이다. 좋아질 듯 보였던 경기가 다시 악화되면서 뉴욕시는 MTA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고, 그 결과 애머랠리 씨를 포함한 3000여명이 올해 해고 대상에 올랐다.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만난 애머랠리 씨는 "MTA는 안정적이고 복지 혜택도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해 이전 일자리를 버리고 이곳으로 왔다"며 "이제 와서 칸 트러킹(애머랠리 씨의 전 직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갑자기 생계가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교통노동조합(TWU)은 MTA의 대규모 해고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저항해 왔다. 그러나 MTA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예정대로 해고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해고 없이는 9억달러에 이르는 예산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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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는 지난주(4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2만7000건 감소한 45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표가 발표된 지난 9일 주식 시장에서는 신규 청구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고용 시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매주 40만명 이상이 새로 일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새 직장을 얻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을 통해 실업수당 지급이 99주로 연장되지 않았더라면 실업률은 7%에도 못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실직자들이 실업수당을 받아 흥청망청 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느냐"며 "숫자만 보고 있는 사람들(경제학자들)은 고용시장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애머랠리 씨는 다른 실직자들과 마찬가지로 직업소개소에 이력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그에게 연락을 해 온 곳은 없다.
그는 "직업소개소에서 얘기를 듣기로는 희소성이 있는 기술을 갖고 있기 전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올해 초 월가에서 해고된 한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영업직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데도 일자리가 없다더라"고 전했다.
고용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굳게 닫혀 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기업들은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이는 잉여 인력의 해고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후퇴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경제지표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다. 더블딥까지는 아니지만 성장세가 둔화된 것만은 확실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애머랠리 씨는 "나는 이라크전에도 참전했던 용사다. 더블딥이든 리세션이든 디프레션이든 맞서 싸울 각오가 돼 있다"며 "취직이 되면 커피 한 잔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맨해튼 32번가를 가득 채운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