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씨의 살해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범행 전까지 김 씨 가족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이 씨가 재혼까지 고려했던 김 씨는 물론 세 딸까지 무참히 살해한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
용의자 이 씨의 자살로 살해 동기 수사는 벽에 부닥쳤다. 이 씨는 자살 직전 친형에게 유서를 보냈지만 구체적 살해 동기는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로부터 빌린 전셋돈 1억7천만원이 범행 동기라고 경찰은 발표했지만 결혼까지 고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납득하기 힘든 점이 많다. 게다가 왜 밖에 나가 있던 큰딸까지 유인해 살해했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또 완전범죄를 꿈꿨던 이 씨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어떻게 서울 한 복판까지 와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9일 매스컴은 실종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를 본 이 씨는 조여 오는 경찰 수사망 때문에 절망에 빠져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추정에 불과하다.
공범 여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또 시신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6분 밖에 걸리지 않은 점도 범행에 협조한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종 사흘 전인 지난달 15일 김 씨 명의의 정기예금 1억7천만원이 해지돼 인출된 이후 종적을 감췄다. 이 점도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금액은 김씨의 아파트 전세금 잔금으로 집주인에게 지불할 금액과 일치한다. 지불 기한은 오는 20일이었다. 이 때문에 계약 조건을 파악하고 있던 이씨가 이 돈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네 모녀가 숨진 경위도 의문 투성이다.
전남 화순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네 사람의 시신에는 머리에 상처가 있을 뿐 별다른 시신 훼손은 나타나지 않았다. 네 모녀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피살됐는지는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발생한 김 씨 남편의 자살 과정에 이 씨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