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참여정부가 벌이고 있는 각종 국책사업은 이같은 목표와 상충하고 있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방통식 규제로 가고 있는 강남 재건축 문제도 시장이 안정될 경우 탄력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도시 개발에 따른 부동산 불안 요인 관리해야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도시 기업도시 행정도시는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을 막지 못할 경우 `상처 뿐인 영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참여정부의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 땅값을 올렸다는 게 그 이유다. 참여정부 3년간 전국 땅값 변동률은 2003년 3.4%, 2004년 3.8%, 지난해 4.9%로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국민의 정부(0.31·%), 문민정부(-6.14%)와 비교해도 높은 상승폭이다. 특히 행정도시가 건설될 충남지역의 땅값은 3년간 24.78%나 올랐다.
국책사업은 올해부터가 더 문제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면서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풀리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토지에 대한 양도세 강화, 부재지주에 대한 채권 보상 등 기본적인 시스템은 갖춰져 있다고 본다”라며 “다만 토지보상금으로 인한 투기 등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택지개발기관이 `퍼주기식`으로 보상비를 지급해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을 들어, 보상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는 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위해 공공택지 내에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원가연동제가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화성 동탄과 판교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는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택지공급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국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판교의 경우 택지비가 580만~641만원선, 건축비는 가산비용을 포함해 460만원으로 택지비 비중이 60%를 넘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 사업비의 20%를 차지하는 간선 시설비용만 소비자 부담에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으로 분담시키면 평당 120만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일변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장기적 개발 목표 필요
참여 정부들어 나온 부동산 대책은 30여 가지에 달하고, 대부분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개발이익환수제, 초고층 재건축 불허, 기반시설부담금제, 개발부담금 부과 등이 대표적인 `강남용` 대책이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각종 대책을 통해 옥죄기에 나섰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꺾이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3년 동안 송파구는 46.53%가 올랐고, 강남구(35.25%), 서초구(31.88%), 강동구(34.59%) 등도 강북보다 4배 이상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지역, 특정사업에 대한 투기대책은 ‘풍선효과’로 이어지거나 수요가 있는 곳에선 약간의 호재도 가격 급등의 빌미를 제공해 결국 정부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 대한 일방통행식 대증요법 처방이 내성만 길어주는 역효과를 낳았다"며 "시장에선 ‘2년만 기다리면 결국 개발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은 큰틀의 규제만 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기는 게 상책"이라며 "규제는 집값 상승을 유예시킬 뿐 가격상승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