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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16일 원·달러 환율은 대폭 하락하면서 ‘1100원대’ 새 레벨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이 폭락했던 데다, 한국과 캐나다간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까지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화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5.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2.30원)와 비교해 6.60원 하락한(원화가치 상승) 것이다. 장중에는 1104원대까지 급락했다. 연중 최저치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이날 최근 보지 못한 레벨까지 내릴 게 유력하다. 원·달러 환율의 연 저점은 종가 기준 1111.9원(지난 7일). 장중 최저점 역시 1110.5원이 가장 낮았다. 이날 1100원대 진입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원·달러 1개월물이 폭락한 데 대해 “유럽 외환시장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유로화를 공격적으로 매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된 뒤 유로화 가치가 급락했는데, 최근 유럽의 경제지표 호조에 다시 유로화 강세에 베팅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 서울외환시장이 폐장한 뒤 영국의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원·달러 1개월물이 급락했다.
더욱이 이날 오전 6시께 한국은행이 캐나다중앙은행과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소식까지 전해졌다.
캐나다는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스위스 등과 기축통화국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도 간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원화 강세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변수는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감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간밤 원화 강세가 두드러졌던 데 대해 “정부가 면밀히 보면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없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호 한은 국제담당 부총재보도 “심리적으로 (원화 강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오전 10시 서울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1110원 아래로 레벨을 낮출 경우 당국도 장중 개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