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새너제이에서 개막한 연례 개발자 회의 ‘WWDC 2017’을 통해 공간 인식 기술로 방의 위치를 감지하고 사운드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가정용 무선 스피커 홈팟을 공개했다. 7인치 높이의 자그마한 이 제품의 가격은 349달러(약 39만원)로 미국·영국·호주에서 올 12월에 출시 예정이다. 이날 동시에 발표한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 11’을 탑재한 ‘아이폰5’ 이상 모델과 호환된다.
애플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를 탑재해 음성으로 스피커와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작동시킬 수 있다. 시끄러운 음악이 재생되는 동안에도 “이 음악이 마음에 든다”, “이 노래의 베이시스트가 누구냐”고 하면 홈팟이 명령을 감지해 애플 뮤직에 있는 유사한 장르의 음악 재생 목록을 추천해 주거나 관련 정보를 알려 준다.
애플의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과 연동해 말로 집안 조명과 온도를 제어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홈킷과 연동되는 스마트 전구, 도어락 등이 이미 판매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수년간 축적된 애플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역량이 홈팟으로 스마트홈 서비스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잇달아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고 있다. 아마존 ‘에코’, 구글 ‘구글 홈’에 이어 하만카돈이 ‘인보크’를 최근 공개했다. ‘에코’는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 홈’은 구글 어시스턴트, ‘인보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등 각기 다른 AI 플랫폼을 채택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017670)이 ‘누구’, KT(030200)가 ‘기가 지니’를 내놓았고 LG유플러스(032640)와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등 인터넷·모바일 업체들도 하반기 스마트 스피커 출시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IT 기업들이 스마트 스피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재 스마트 스피커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장차 스마트홈 플랫폼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스마트 스피커 춘추전국 시대에서 애플 홈팟은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AI 스피커 말고도 ‘음악 감상’이라는 스피커 본래의 기능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회사가 애플이기 때문이다.
홈팟은 4000만곡 이상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애플뮤직과 연동되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애플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이 설계한 대형 ‘우퍼’를 장착,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점도 장점이다.
필립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아이팟으로 휴대용 음악을 재발명한 애플은 이번 홈팟을 통해 가정에서 무선으로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또한 홈팟은 강력한 사운드, 인공지능 기술이 통합된 완벽한 가정용 스피커 비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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