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회복하면..’ 정의선 부회장 뚝심 통할까

러시사 등서 침체 속 점유율 높이기 ‘고삐’
  • 등록 2015-08-27 오전 9:32:08

    수정 2015-08-27 오전 9:32:08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러시아·브라질 등 해외 신흥시장 침체로 고전하는 가운데 현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공세 모드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어려울 때 오히려 공세를 펼쳐 시장 회복 후 현지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 7월 기아차(000270)와 함께 러시아 시장에서 역대 최초로 차종별 동반 1~2위를 독차지했다.

현대 아반떼 현지화 모델인 쏠라리스는 7월 전년보다 4.8% 늘어난 1만251대로 1위, 기아 프라이드는 33.5% 늘어난 9151대로 2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러시아 시장점유율을 전년보다 5.0p 이상 늘어난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승용차 판매가 40% 가까이 줄어들며 현대·기아차 판매량도 약 13% 줄었으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점유율은 오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공세는 이례적이다. GM·폭스바겐 등 경쟁사는 올 들어 연이어 생산중단이나 감산 등에 나선 상황이지만 올 1월 해외 1호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러시아 모스크바에 여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현대차는 현지 판매망을 건전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최소한의 수익성도 이어가야 하는 게 과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 5월 직접 러시아 현지 점검에 나섰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찾아 임직원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점유율 확대 전략을 계속 유지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브라질 등 다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에서도 올 들어 거의 매달 역대 시장점유율 신기록을 경신하며 평균 8%대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도 성장세 둔화와 저가 현지 브랜드의 절대 강세 속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2017년 가동을 목표로 현대차 4~5공장을 동시에 짓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 들어 3~4월과 6월 세 차례 연이어 중국 충칭과 창저우를 방문해 공장 건설 현황과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 신흥국 침체는 한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라면서도 “신흥국 시장이 예전의 성장세를 회복하면 현대·기아차의 현 전략도 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문 연 현대자동차의 첫 해외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 스튜디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올 6월 중국 충칭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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