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Wnt 표적항암제, 신약다운 신약 만들 것"

배진건 중외제약 R&D 총괄전무 "CWP231A 성공 확신"
"신규·혁신성 갖춰..개발 성공하면 매출 1조 기대"
  • 등록 2010-03-23 오전 10:55:19

    수정 2010-03-23 오후 2:40:2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중외제약(001060)은 수액제로 가장 유명한 제약사다. 연간 수액제로 올리는 매출은 800억원대로 회사 전체 매출의 20~30%에 불과하지만, `중외제약=수액제`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다.

그러다보니 중외제약이 지난 2001년 국산신약 4호인 `큐록신정`을 개발하며 일찌감치 `신약개발 제약사`라는 타이틀을 가졌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흔치 않다.

`신약`보다는 `수액제 전문 업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던 중외제약이 `Wnt 표적항암제`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에는 `큐록신` 경우처럼 가능성이 아닌 실질적인 신약개발사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 배진건 중외제약 R&D 총괄전무
배진건 중외제약 R&D 총괄전무는 "현재 개발중인 Wnt 표적항암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국산신약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했던 표적항암제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외제약은 최근 Wnt 표적항암제 `CWP231A`의 전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조만간 본격적인 임상단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회사가 10년째 개발중인 CWP231A는 세계 최초로 Wnt 신호전달경로를 차단,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인 암줄기세포를 사멸시켜 근원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다.

차세대항암제인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을 차단함으로써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BCR-ABL(글리벡), HER2(허셉틴), EGFR(이레사, 얼비툭스) 등 3가지 신호전달경로를 차단하는 메커니즘은 이미 개발이 완료됐다.

마지막으로 남은 신호전달경로중 하나가 Wnt인데, 지금까지는 세계 어느 제약사도 개발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외제약이 최초로 Wnt 표적항암제 개발에 도전해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배 전무는 이 약물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신규성`과 `혁신성` 두 가지를 제시했다.

신규성이란 종전에 비슷한 기전의 약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새롭게 개발된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당뇨치료제의 경우 최근 MSD가 출시한 `자누비아`는 최초의 `DPP-4 계열` 약물이다. 즉 자누비아는 어느 제약사도 내놓지 못한 신규성을 갖춘 약물인 셈이다..

반대로 고혈압약중 ARB계열 약물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계열의 새로운 성분이 개발돼 신약으로 분류되더라도 신규성은 떨어진다.

중외제약이 개발중인 Wnt 표적항암제는 세계적으로 누구도 개발하지 못한 종류의 항암제라는 점에서 `신약 다운 신약`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배 전무는 설명했다.
▲ 주요 암 신호전달경로 및 신호전달억제제(자료: 중외제약)
신약의 가치는 단지 새롭다는 것에서만 얻어지는게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성 및 유효성`이 기존 약물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새롭게 등장한 기전의 약물일지라도 기존 약물에 비해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약으로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배진건 전무는 "Wnt 표적항암제는 암의 재발원인인 암 줄기세포의 확산경로를 차단,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시키는 획기적인 기전으로 이미 관련 학계에서도 개발을 학수고대했던 약물이다"고 설명했다.

CWP231A는 오는 4월 암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국암학회에서 발표되는 5개 과제중 하나로 채택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이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신약 234개중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신약은 15개 미만에 불과했다"면서 "만약 중외가 CWP231A의 개발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8번째로 혁신적 신약을 개발한 국가가 된다"고 말했다.

이 약물이 이제 갓 전임상시험 단계를 거친 `걸음마`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는 전임상시험에서 보여준 우수한 데이터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배 전무는 "전임상 시험 결과 기대했던 효과를 충족시켜주면서도 안전성은 최대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약물의 적정 투여량이 100mg이라고 가정하면 500mg까지 투여해도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정도로 항암제의 가장 큰 단점중 하나인 독성 우려를 덜었다는 얘기다.

지난 2008년 중외제약에 합류한 배 전무는 당시만해도 이 약물의 성공을 확신하지는 않았다. 배 전무는 쉐링푸라우에서 22년 동안 항암제를 연구한 경력의 소유자다.

배 전무는 "세계적인 제약사들도 개발을 접었던 터라 중외제약의 Wnt 표적항암제 개발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곧 약효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인하고서는 입장이 달라졌다"며 "지금은 CWP231A가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중외제약은 이 약물이 출시된다면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에 희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해보겠다는 내부 목표를 잡은 것도 Wnt 표적항암제 개발을 학수고대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단계에서 CWP231A이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해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본격적으로 사람에 투여함으로써 약물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본고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 전무는 "아무리 좋은 약이더라도 임상시험 과정에서 좌초되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우려하면서도 "제품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시험만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세계 시장 공략은 큰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벌써부터 세계적인 제약사들로부터 라이센싱 계약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고 배 전무는 귀띔했다.

배 전무는 "그동안 중외제약 연구 역량의 절반 이상을 CWP231A에만 투입한 만큼 조만간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줄 때다"며 "이 제품이 상품화되면 1조원 이상의 매출은 충분히 올릴 것으로 자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관련기사 ◀
☞중외제약 "표적항암제 본격 임상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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