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 장갑을 작품소재로 삼게 된 것은 미국 유학시절. 지금은 작고한 어머니가 작업할 때 쓰라고 자신에게 부쳐온 면장갑 소포꾸러미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지며 한 순간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갑에서 어머니의 사랑뿐 아니라 청소부의 노동을 떠올리게 되고, 어머니의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이러한 상징성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지도교수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아 4학년 선배들의 졸업작품전에 찬조출연을 하게 된다.
정 작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화합, 평화, 평등, 소통'의 의미를 작품에 담아낸다. 정씨는 "장갑은 손으로 들어가면 교황,대통령, 노숙자의 손이 모두 평등해진다. 이러한 평등정신이 장갑만을 소재로 쓰게 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어울림 시리즈와 하모니 시리즈에 이어 이번 전시에는 블랙홀 시리즈가 선을 보인다. 정 작가는 "명상을 하다보면 회오리 바람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이 한 곳을 모아지는 느낌이 든다. '블랙홀 시리즈'는 우주의 기운이나 파장이 좋은 파장으로 바뀌어 세계가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세오갤러리에서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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