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찬의 중국증시 따라잡기)북경올림픽 이후 경제는?

  • 등록 2008-06-25 오후 12:20:00

    수정 2008-06-25 오후 12:20:00

[이데일리 조용찬 칼럼니스트] 중국의 변화와 발전을 보는 시각은 ‘날아오르는 용’처럼 새로운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일본과 한국 같이 올림픽 이후 일정기간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주장에서 “중국은 가짜이거나 거짓말이다” 이라는 시각까지 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중국은 올림픽 이후 극복해야 할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 정치지도자들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중국은 올림픽 이후 새로운 도약이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고성장에 따른 누적된 체제문제로 인해 순탄하게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경계론이 힘이 받고 있다.

북경올림픽 이후 중국경제는 새로운 도약

‘중국의 발전은 운명이다’로 간파한 사랑은 미중 화해를 주도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다. 세계가 북경올림픽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분기점으로 하여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데 있다.

중국의 GDP 규모는 2007년 20조 위안(3조 달러)을 돌파해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아울러 양적팽창과 속도를 중시하는 ‘외연적 성장’ 정책을 탈피하고, 효율성, 기술혁신, 구조조정, 후생 복지 수준의 향상 등 ‘질적 발전’을 중시하는 ‘내포적 발전’전략으로 전환했다.

전세계 최대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수쿠퍼스는 최근 파리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세계 경제구도는 커다란 변화가 발생하는 데, 중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북경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지만, 8~10%의 고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이 보는 근거는 첫째, 북경의 경제규모가 전 중국 경제의 3.7% 수준에 불과하고, 지난 7년간 북경의 투자총액은 중국 투자총액에서 3%를 넘지 않는다. 설령 북경지역 경기침체가 찾아와도 전 중국에 끼칠 영향은 매우 작다.

둘째, 올림픽이 여러 가지 국가적 이벤트 중에 하나일 뿐이며, 셋째는 대외개방의 폭과 넓이가 확대돼, 국제적 지명도와 기업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부수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넷째는 소득증가에 따른 내수시장 확대, 민간부문의 왕성한 창업, 고성장 모멘텀이 내륙지역으로의 확산 등이 있다. 그리고 중국 경제 관료들은 경기과열 현상을 잘 인지하고 있고 경제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난 점을 들 수 있다.

올림픽 효과 소멸로 도전과 위험에 직면

“중국은 가짜이거나 거짓말이다”이라는 시각은 영국 언론의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제스퍼 베커와 프랑스 학자인 기 소르망 같은 서방 지식인들의 견해다.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지속 성장을 제약하는 위험은 이전 중국이 겪어보지 못한 변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미국발 세계경기 침체,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거품, 에너지 및 용수 문제, 토지낭비 문제, 3농 문제와 위안화 절상 등이다. 2007년에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번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1929년 이후 가장 심각한 금융위기로 미국경제는 향후 1~2년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기둔화는 중국의 수출증가율을 둔화시킬 것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제품은 생활필수품이지만, 대부분 노동집약형 제품들로 위안화 환율절상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기업의 73.5%는 견딜 수 있는 환율 절상폭을 4% 이내로 방직, 의류, 신발, 모자 등 노동집약형 수출기업의 도산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 중국의 물가상승은 비용상승 인플레이션으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인건비 상승압력까지 커지고 있어 이제 저가상품을 수출하는 시대는 끝났다. 중국의 수출의존도는 1978년 4.6%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37.6%까지 올랐고, 수입의존도는 5.1%에서 29.5%까지 향상됐다. 수출입규모와 GDP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원자재가격 상승은 중국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정책적 지지선인 3000선이 깨진 뒤에 2900선, 2800선이 차례로 붕괴되면서 지난 8개월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300조원이 넘게 사라졌다. 이는 5월12일 쓰촨(四川)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규모인 75조원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2006년 중국 GDP 규모가 사라져 버렸다.

장기간 주가하락으로 소비와 투자에 대한 자신감이 공격받고, 자산감소로 소비수요 성장세가 위축되고 있다. 더군다나 주택시장의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금융위험이 높아지면서 경제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화력발전소의 발전용 석탄 재고수준은 5일분에도 못 미쳐 전력공급 부족으로 인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현재 중국의 인구 1인당 담수자원은 2,200톤으로 전세계 평균치(7,000톤)에 30%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급되는 물의 오염이다. 대도시 폐수 정화 시설은 예산부족으로 인해 30% 밖에 가동이 안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오염과 토지 낭비로 매년 GDP의 3.7%가 피해를 보고 있다.

또 2006년 말 현재 중국의 공식인구 13억 명 중에 56.1%인 7억3,472만 명이 농촌 인구인구이지만, 급격한 고령화, 토지사용권을 강제로 몰수하는 일이 빈발하고, 비료가격 인상 등으로 농민소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도성장, 산업구조조정과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로의 변신 과정에서 민주화, 노사분규 등 사회적 모순은 피할 수 없다. 경제발전에 따른 이익 재분배가 중국 300만개 촌락에 골고루 나눠지지 않기 때문에 크고 작은 항의 집회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에 주의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중국 변화의 영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연간 교역규모가 2,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최대 교역국가이다. 개방도상국 중에 가장 크고, 가장 개방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은 양호한 기간시설과 국민기질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중국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의 위기발생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조용찬 / 한화증권 리서치 본부 중국·EM분석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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