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 전어철이 본격 시작된 홍원항 풍경. | |
[조선일보 제공] 19일 오후 2시. 전어를 실은 ‘금천호’가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포구에 도착했다. 갑판 위 선원들은 노란색 사각 플라스틱 바구니에 전어를 퍼 담았다. 부두에서 대기하던 선원 두 명이 전어가 가득 담긴 바구니 양쪽을 붙잡고 계단을 뛰듯 올라가 저울에 얹었다.
성질 급한 전어들이 펄쩍펄쩍 뛰었다. 바닷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떡전어’라 불리는 덩치 큰 놈들은 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구니 바깥으로 튀어나와 부둣가 바닥에서 펄떡거렸다. “25㎏!” “23㎏!” 전어가 담긴 바구니 무게를 상인이 확인하자 대기하던 일꾼들이 대형 활어트럭 수조 안으로 전어를 황급히 쓸어 넣었다. 금천호 조현환 선장은 “오늘 전어를 800㎏쯤 잡았다”면서 “일주일쯤 지나 본격적인 전어철이 시작되면 한 번에 많게는 5t씩도 잡는다”고 했다.
마량포구와 바로 옆 홍원항에서는 지난 19일 전어 잡이가 시작됐다. 마량포구와 홍원항이 있는 충남 서천군 서면은 국내에서 전어가 많이 잡히는 지역 중 하나다. 전어는 가을이 제철이다. 몸에 기름이 오를 대로 오른다. 이날 회·무침·구이로 맛본 전어는 고소하다 못해 비릴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노을회센터’ 주인 박성범씨는 “요즘 전어는 씨알도 작고 덜 ‘꼬숩다’”며 “9월 중순쯤이면 전어 맛이 절정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어는 보통 8월 중순~10월 말까지 잡는다.
가을 전어는 몸에 기름기를 축적한다. 봄에 2.4%던 지방 함유율은 가을이 되면 6%까지 올라간다. 전어를 구울 때 이 지방이 숯불에 떨어지면서 먹음직스러운 풍미를 풍기는 연기로 변한다. “가을에 학교 끝나고 집에 올 때면 전어 굽는 냄새가 바깥까지 진동하잖여. 환장하는 거지.”(서면개발위원회 정정호 사무국장의 회상)
성질 급한 전어는 잡히면 오래 살지 못한다. 서울 등 내륙지방에서는 최근까지도 맛보기 어려운 생선이었다. 그러다 냉장시설이 발달하면서 전어를 먹을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됐다. 값도 올라갔다. 홍원항을 비롯, 마산·삼천포·여수·광양 등에서도 전어축제가 열린다. 정 사무국장은 “전어, 참 많이 컸어”라며 웃었다.
(서울에서 가는 경우)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춘장대IC에서 빠진다. 바로 우회전해서 가다가 3㎞쯤 나오는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 한다. 서면 면사무소를 지나 춘장대 해수욕장 방면으로 가다보면 마량포구·홍원항 표지판이 나온다. IC에서 홍원항까지 막히지 않으면 10분쯤 걸린다. 지난 26일 토요일 오전 9시 경기도 수지에서 출발, 정오쯤 홍원항에 도착했다.
●홍원항 전어축제
9월16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린다. 전어 시식회 등 여러 행사가 마련된다. 퍼덕퍼덕 날뛰는 전어를 배에서 내리는 모습도 볼 만하다. 전어잡이배가 들어오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낮에도 들어오고 저녁 늦게도 들어온다. 노을회센터(041-952-1344, 019-403-1344) 등 홍원항·마량포구 일대 횟집에서 전어 회·무침·구
●문의
서면개발위원회 (041)952-9123, 서천군 문화관광과 (041)950-4017 www.seocheo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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