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수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16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런 노력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증기업끼리 해외진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또 "내년부터 보증수수료와 기술평가, 신용조사, 정보이용 수수료 등 4대 수수료에 대해 카드납부가 가능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신용카드 회사들과 전산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이사장은 "기술평가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며 "기술신보 내부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술평가사 제도를 정부공인 자격제도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장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늦었지만 취임소감을 밝힌다면.
▲IT 신경제에 부합되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종합지원기관으로서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사장으로 취임해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사회·경제전반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기금이 보다 내실 있고 고객에 사랑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쁩니다.
-앞으로의 경영방침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죠.
▲모든 직원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게끔 함으로써 조직과 구성원을 디지털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생각입니다. 특히 고객으로부터 "경쟁력을 갖춘, 신뢰받는, 중소·벤처기업 종합지원 서비스 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경영혁신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디지털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육성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내부인프라 구축 △전직원간 전방향 대화 활성화 등을 이룰 예정입니다.
현장중시 경영과 고객중심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해 취임 후 1단계로 2개월 동안 전국의 64개 영업점과 지역본부 등을 방문했습니다. 현장직원의 소리를 경청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뒤 업무능력을 최우선으로 한 인사를 실시했습니다. 합리적인 영업점 평가를 위한 태스크 포스팀도 구성했습니다. 기보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대표들과의 만남을 통한 현장애로 사항도 파악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환사채 유통시장을 개설키로 했는데,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요.
▲온라인 전환사채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은 인터넷상 사이버 거래시장(Cyber Marketplace)을 통해 경매(Auction) 방식으로 기관투자가와 우선매수권자(회사, 대주주 등)에게 전환사채를 매각하는 시스템입니다. 다음달부터 개시할 예정입니다.
SPC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전환사채가 1조8000억원이며 이중 1조3400억원(약75%)이 비상장·비등록기업의 전환사채이지만, 이를 유통하기 위한 공정거래시장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기이전에 전환사채를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시장에서 처분함으로써 SPC의 유동성을 확보해 자산 건전화를 도모하고, 비상장·비등록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의 장외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벤처산업의 발전과 재도약을 위해 어떠한 지원대책을 갖고 있는지요.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말까지 계속해서 벤처기업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2001년말 1만1392개였던 누적기업수도 2002년 7월말 현재 9833개까지 줄었습니다.
하지만, 기보는 벤처기업만을 배타적으로 지원하는 신용보증제도는 운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설립 당시부터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 즉 기술집약보증기업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벤처기업수 감소로 인한 보증지원 기업의 수 감소는 없을 것입니다.
기보는 벤처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재도약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성장단계별 맞춤식 지원 △창업기업보육센터 경진대회 등 초기 및 예비창업자에 대한 지원 △직접금융 활성화를 통한 자본금 확충과 자금난 해소를 위한 벤처투자보증 △기술평가와 연계된 각종 기술개발자금 지원 △우수한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다 하고 있습니다.
기금을 중심으로 연계된 벤처캐피탈, 금융기관, 창업보육센터, 기술거래기관, 정부 등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원인프라를 확충하는데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기술평가 업무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까.
▲기보는 지난 97년5월 금융기관 최초로 기술평가센터를 개설해 수많은 기술평가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기술평가라는 게 전무했던 우리나라에서 기술을 담보로 한 금융기관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금융환경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1만1642건의 기술평가를 수행해 계획(1만1000건)대비 105.8%를 달성했고, 올해에도 8월말 현재 8799건 으로 계획(1만3000건)대비 67.7%를 달성한 상태입니다.
기보는 선도적 기술평가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평가된 기술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기술거래시장의 기반 확충에 주력할 것입니다. 고도·전문화되어 가는 기술발전에 대비해 전문 평가인력과 평가조직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선진 평가기법을 적용하기 위한 해외평가기관과의 업무교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기술평가서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평가모형과 평가지표를 보다 객관화하는 등 내부적인 기술평가 인프라 확충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구상권 회수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대기업의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중소·하청기업들의 부도가 다수 발생해 작년말에는 보증 사고율이 4.6% 까지 높아졌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경영의 내실화를 목표로 사고율 감축과 구상권회수 극대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과 8월말 현재 사고율을 2.5%로 끌어내렸습니다. 작년말 대비 2.1%p가 낮아졌습니다. 구상권은 2142억원을 회수해 연간계획 대비 이미 97.4%를 달성했습니다.
고액보증에 대해서는 CPA와 업종별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보증심사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보증 부적격자에 대한 보증방지와 면밀한 신용도 파악을 위해 소비자신용정보를 활용토록 하는 등 보증심사 제도도 개선했습니다.
구상권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채권연구원과 공동으로 대위변제 예측모형을 개발했고, 지역관리센터도 4개로 확대했습니다. 구상권회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회수금액의 10%까지 인상한 것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취임 후 기술신용보증기금법이 비로소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어떤 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7월31일 국회를 통과한 기금법이 오는 11월26일에는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기보가 신용보증 및 기술평가기관으로서 법적토대를 마련해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총보증의 4분의 3을 기술신용보증으로 운용토록 법에 명시해 기금의 전문화를 통한 타기관과의 차별화와 보증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술평가업무를 고유업무로 규정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기술평가 수준을 세계일류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기술평가기법의 개발, 국내외 유수한 기관과의 정보교류 및 협력체제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회수가 곤란한 구상채권을 자산관리공사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등 부실채권의 매매·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통해 매각할 수도 있게 됐습니다. 기본재산을 조기에 확충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무위탁조항이 신설돼서 신용보증업무와 같은 기본적인 업무는 기금이 직접 수행하고, 채권관리 등 아웃소싱이 가능한 업무는 금융기관,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정보업자 등 외부의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중심기관의 장으로서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IT산업의 발전과 함께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는 단지 대기업과 첨단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파급의 정도가 약간 다를 뿐 전통산업과 여타 중소·벤처기업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은 이제 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 노력이 됐습니다.
기보도 중소·벤처기업이 창업, 성장,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기업이 우량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고객의 수준에 맞는 단계별 지원제도를 갖추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현장의 애로를 적극 반영한 지원제도의 개발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발전 이라는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박봉수 이사장 약력]
1948년 경기도 개성 출생
1971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
1985년 美 조지워싱턴대학교대학원(경제학 석사)
1970년 공인회계사 합격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 합격
1971∼79년 재무부 외자정책과장, 기획예산담당관 등
1980년 국제통화기금(IMF) 근무
1983년 세계은행(IBRD) 근무
1991~1994년 재무부 홍콩재무관, 재경원 관세국장, 경제홍보기획단장 등
1996년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비서관(1급)
1998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
2002년 5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