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청정공간을 향한 최첨단 장비기업"-삼우EMC

  • 등록 2001-05-16 오후 12:23:22

    수정 2001-05-16 오후 12:23:22

[edaily] 삼우EMC(대표이사 정규수)는 지난 95년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전형적인 "전통 제조업체"다.삼우EMC의 주력 생산품목은 반도체 클린룸용 판넬. 이 분야에선 국내 시장 점유율 85% 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도체라는 첨단제품을 만들어내긴 위해선 클린룸이 필수적입니다. 코스닥 시장에 등록돼 있는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업체라는 점에서 삼우EMC도 첨단산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정규수 삼우EMC 사장은 "삼우EMC 역시 첨단기업"임을 강조한다. 건축내장재를 만들고 시공하는 데서 풍겨지는 "굴뚝기업"의 이미지가 회사의 펀더멘탈을 왜곡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우EMC의 전신은 지난 78년 설립된 삼우내장건설이다. 삼우의 정규수 사장은 삼우내장을 설립한 이후 20여년 이상을 오로지 칸막이 한 품목만을 생산,지금의 삼우EMC로 키워냈다. 건축물 내외장재 제조시설을 확보하고 주요 내외장재인 클린룸용 SGP및 무정전 판넬 알루미늄 외장 판넬 등을 자체 생산해 국내외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삼우EMC는 무정전판넬 분야에선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1위업체다. 대만 등 동남아지역의 반도체 업체에도 관련 무정전판넬을 수출하고 있으며 내장건설 분야에선 무려 13년간 국내 도급순위 1위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굴지의 반도체 업체는 물론 병원의 무균실,바이오업체의 연구실 등 "먼지없는 공간"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삼우EMC의 클린룸용 판넬이 사용된다. 세계최고의 반도체 메이커인 삼성전자 역시 클린룸 설계와 시공 분야에선 삼우EMC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현재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는 삼우EMC의 공도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현재 국내 반도체 공장 클린룸 설비의 70% 이상을 삼우가 공급했다. 삼우EMC는 지난해 820억원의 매출액과 6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지난 99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33%, 당기순익은 215%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의 매출과 순익 성장률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재무구조도 우량한 기업이다.현금유보율이 지난해 12월말 현재 600%를 넘고 부채비율도 75%에 불과하다.이달 들어 공모를 끝낸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부채비율은 75%에서 47%로 줄어든다.자본금은 52억원에서 74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규동 삼우EMC 부사장은 이같은 성과가 "정규수 사장의 댐식 경영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설명한다. 댐식 경영이란 한마디로 캐쉬 플로(현금 흐름)를 최우선하는 기업경영방식을 말한다.삼우EMC는 지난 81년 제 2차 석유파동과 경기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판넬을 제대로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문을 닫을 판이었다. 정 사장은 당시 일본 마쓰시타의 창업자 고노스케 회장의 어록에서 "댐식 경영"이란 문구를 발견한 후 삼우EMC 경영의 기본 지침으로 이를 활용했다.정 사장은 "댐식 경영이란 현금과 자원을 충분히 확보한 후 필요할 때 이를 적절히 내보내는 식"이라며 "유비무환의 경영철학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같은 댐식경영이 무조건적인 절약 경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삼우는 지난해 종업원들의 임금을 평균 22% 인상했다.성과가 있으면 반드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와동시에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공장과 관리파트에서 통합가능한 기능을 묶어 한사람이 두세가지 일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스스로 나갈수 밖에 없도록 조치했다.말하자만 공장과 관리파트에서 "1인 다능공"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장려하고 일을 못하는 사람을 도태시키는 것"이라고 정 부사장은 강조한다. 삼우EMC 같은 회사는 건설 내장재를 만들고 시공까지 담당한다.시공인력은 주로 아웃소싱하지만 설계인력은 회사의 핵심경쟁력이다. 종전에 설계인력들은 주로 설계도면만 만들어주고 시공은 시공인력들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설계인력들에게 시공을 같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설계인력들이 실제 시공에 투입되도록 조치했다.처음엔 불평을 하던 설계인력들도 실제 현장에서 시공을 해보니까 고객입장에서 어떤 설계가 잘못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설계와 시공 파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졌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다. 삼우EMC는 이와함께 전 직원들에게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실태를 낱낱이 공개하는 오픈경영을 하고 있다.월별로 벌어들이는 돈과 지출되는 돈, 또 이를 토대로 한 경비절감의 목표액 등을 모두 종업원들에게 공개하고 설명한다. 종업원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관리"(정규동 부사장)라는 믿음에서다.실제 지난해의 경우 종업원들의 임금을 대폭 올리면서도 경비절감이 가능했다. 이는 임금을 올린 것 이상으로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치밀한 관리가 가능했던 데는 삼우EMC의 최고재무경영인(CFO) 역할을 맡고 있는 정규동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은행에 근무했던 정 부사장은 오랫동안 미국생활을 하다가 정규수 사장의 부탁으로 귀국해 삼우EMC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정규수 사장이 친형이다. 삼우EMC는 연구개발에도 적극적이다.매년 40억원 가까운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사내 인력을 교육시키는 데도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국내최초로 초청정 고효율 판넬장치인 노코킹시스템을 개발했고 최근엔 첨단 내장재인 곡선천장기술을 미국의 실링플러스사로부터 도입해 영종도 신공항 등에 공급했다. "청정공간을 향한 최첨단 장비기업". 삼우EMC가 지향하는 비전임과 동시에 삼우EMC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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