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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기밀 정보에 정통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중국과 쿠바가 미국의 움직임을 도청·감시하기 위한 시설 건설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도청 기지 예정지나 실제 도청 기지 건설에 착수했는지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약 100마일(약 160.9㎞)에 불과한 거리에 위치해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불린다. 쿠바에 도청 기지가 들어선다면 중국 정보기관은 미 군사 기지가 몰려 있는 미 남동부 전역의 전자메일, 전화 통화, 위성 통신을 비롯한 시긴트(SIGINT·신호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 선박의 통행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부정확한 정보”라면서도 “미국은 중국과 쿠바의 관계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쿠바를 선택한 것은 의도적인 도발”이라며 “중국이 미국과 똑같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미국 뒷마당에 첨단 군사 및 정보 능력을 갖춘 중국 기지가 건설되면 전례 없는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며, 1962년 소련 미사일 위기를 거론했다. 당시 소련은 공산주의 혁명에 성공한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시도했다. 이에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직전까지 위기가 고조되자 소련은 기지 건설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