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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한 것 외에 별도 공식 일정 없이 보냈다. 미사 직후 취재진을 만난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당원과 국민 목소리를 좀더 듣도록 하겠다”며 “좀만 기다려달라”고 말을 아꼈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후보 캠프 대변인을 내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내정자로 거론된 김민수 전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 겸 혁신위원은 “처음 듣는다”며 “직책에 대한 대화 자체를 꺼낸 적도, 대화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나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아직 결심하지 않았다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친윤 진영의 공세에 맞설 뿐 아니라 리얼미터의 차기 당대표 선호도 1위에 김기현 의원이 올랐다는 여론조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나 전 의원 측은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SNS에서 설전을 주고 받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장 의원은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나 전 의원은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는가,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고 맞받아쳤다. 장 의원은 다시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대의명분 앞에 개인의 욕망이 설 자리는 없다”고 재반박했다.
이와 관련 나 전 의원 측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108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법적 조치의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여심위 내부 논의에서 공직선거법 제8조의8에 따라 당대표 선출 관련 여론조사는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전 등록 의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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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민의힘 서울 양천갑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현 의원은 나 전 의원과 장 의원 간 설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에게 “일일이 논평할 입장에 있지 않고 제가 한 말에 대해 물어보면 좋겠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 통합과 화해 모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어서 혹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고 SNS에 적었던 안철수 의원은 “나라 운영에 책임이 있는 여당이 제대로 된 대표단을 구성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하는데 싸움으로 점철되면 국민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며 “정쟁을 중단하고 정책·비전 대결, 경제 복합위기 해결 대안을 제안하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도 “욕심으로 비쳐져 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이날도 행동 반경을 넓혔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11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막걸리 회동’을 하는 등 시도지사로의 접점을, 지난달 지자체장을 만난 안철수 의원은 ‘수도권 출신 대표론’을 내세워 수도권 지역 당원과의 만남을 각각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