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외신기자클럽, 인권언론상 취소…탄압 우려

당초 ''세계 언론 자유의 날'' 맞아 예정
"폐간 반중매체 포함에 취소 결정"
선동 혐의로 중견 언론인 체포도
  • 등록 2022-04-26 오전 9:09:49

    수정 2022-04-26 오전 9:09:4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홍콩외신기자클럽이 매년 열리던 인권언론상을 올해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자진 폐간한 스탠드뉴스 직원들(사진=AFP)
키스 리치버그 홍콩외신기자클럽 회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성명서를 통해 제 26회 홍콩외신클럽 인권언론상 취소를 알리면서 “이사회가 긴 토론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리츠버그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홍콩에 있는 언론인들은 새로운 ‘레드 라인’(한계선) 아래에서 일했으나,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명확하지 않고 의도치 않게 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했지만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클럽은 당초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5월 3일에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12월 홍콩 당국의 압박으로 자진 폐간한 스탠드뉴스가 수상자로 포함되면서 이처럼 결정을 내렸다고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분석했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에서는 언론 탄압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꼽혔던 빈과일보가 임직원들의 잇따른 체포로 지난해 6월 문을 닫았다. 스탠드뉴스에 이어 지난 1월에는 시티즌뉴스가 직원들의 안전 보장을 이유로 폐간을 결정했다. 이달 초 홍콩 중견 언론인인 앨런 아우 카룬이 과거 스탠드뉴스에 게재한 칼럼을 이유로 선동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리치버그 클럽 회장은 “일부 이사회 임원들이 사임을 결정했으며, 오는 여름 홍콩을 떠날 예정인 구성원들도 있다”면서도 “일부는 남아 강력한 언론 자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언론 자유 문제에 대해 적절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홍콩외신기자클럽에 대해 직업 윤리를 포기하고 불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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