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에서 소변까지...7시간 갇혔던 9살 결국 사망

  • 등록 2020-06-04 오전 9:00:47

    수정 2020-06-04 오전 9:00:47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의붓어머니가 여행용 가방을 바꿔가며 7시간 동안 가둬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9세 아동이 끝내 숨졌다. A(9)군은 사흘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다 3일 오후 6시50분쯤 사망했다.

의붓아들을 가방에 들어가도록 해 심정지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은 구속됐다. 또 경찰은 A군이 사망함에 따라 의붓어머니 B씨(43)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할 방침이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혐의로 긴급체포 된 40대 여성이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대전지법 천안지원 이민영 영장전담 판사는 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A군의 의붓어머니 B씨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B씨는 A군을 지난 1일 정오쯤 가로 50㎝, 세로 71㎝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후 B씨는 외출했다 오후 3시 20분쯤 귀가했다. 이어 A군이 가방에 소변을 본 것을 확인하고 다시 크기가 좀 더 작은 가방으로 옮겨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처음 A군을 가로 50㎝·세로 70㎝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다시 가로 44㎝·세로 60㎝ 크기 가방에 들어가도록 했다. 이에 따라 A군은 총 7시간 넘도록 물이나 음식물을 먹지 못한 채로 가방에 있었다.

사건 당시 A군의 친부는 일 때문에 집에 없었고, B씨의 친자녀 2명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씨는 가방에서 의식을 잃었다. 같은 날 오후 7시 25분께 B씨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심정지 상태였던 A군을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B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게임기를 고장낸 것에 대해 거짓말해 훈육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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