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짜리 金배추’ 추석 지나면 값 떨어질까

  • 등록 2016-09-14 오후 3:06:53

    수정 2016-09-14 오후 3:10:17

14일 서울 잠원동의 한 마트에서 배추 반포기가 4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피용익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추석을 맞아 장을 보러 서울 잠원동의 한 마트를 찾은 최소연(37) 씨는 배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배추 값이 포기당 1만원에 달한다는 뉴스를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눈 앞에 써있는 가격을 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최씨는 결국 배추 반포기를 4990원에 구입했다.

‘금배추’가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14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13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89.3% 오른 7845원에 거래됐다. 1년 전 가격보다는 185% 상승한 수준이다. 무게가 나가고 상태가 좋은 배추는 1만원 이상에 팔린다.

이처럼 배추 값이 급등한 것은 강원 지역의 배추 재배지가 매년 줄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례적인 폭염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름철에 배추를 키우기에 적당한 곳은 강원지역 고랭지가 거의 유일하다. 배추가 18~21도 정도 서늘한 기온에서 잘 자라기 때문. 그러나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점점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폭염이 계속되고 날이 가물면서 해충에 화상, 병해까지 겹쳤다. 8월 하순에는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배추가 햇볕을 쬘 시간이 부족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가격이 평년대비 높게 형성된 것은 올 여름 지속된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이 평년대비 20% 수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추석 기간에는 배추 수요량이 평상시보다 1.6배로 늘어나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배추 가격 고공행진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배추 가격은 현 수준에서 다소 하락하겠으나 김치 제조업자가 납품계약 이행을 위해 도매시장에서 원재료 조달에 나서고 있다”면서 “추석 이후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는 10월까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께에는 배추 가격이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6년 전과 같은 ‘배추 파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장김치용 배추는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기상여건도 좋아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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