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회사명 아래 단일 브랜드만을 가져가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두개의 브랜드를 병행 사용키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팬택은 ‘스카이’를 자사의 모든 스마트폰의 메인 브랜드로, ‘베가’를 스카이 브랜드를 쓰는 제품 중에서 프리미엄 급에만 특화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팬택의 최고급 프리미엄 제품에는 스카이와 베가라는 브랜드가 함께 사용된다.
팬택은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베가 R3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대에 피처폰의 냄새가 난다”며 스카이라는 브랜드 사용을 전면 중단했었다. 반년이 채 되지 않아 스카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부활시킨 셈이다.
팬택은 이달 초 출시한 스마트폰 신모델 베가 ‘넘버6’ 부터 이 전략을 구사했다. 넘버6를 알리는 브랜드 광고물(사진)을 보면 확연히 팬택의 브랜드 전략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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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도 이러한 듀얼 브랜드 전략이 소비자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리스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스카이라는 브랜드는 버리기에는 아직도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판단했다. 여기에 베가라는 신생 브랜드 하나만으로 갤럭시와 옵티머스라는 강력한 경쟁 브랜드를 제압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단 듀얼 브랜드로 지난주 출시한 넘버6에 대한 초기 고객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는 게 회사측 평가다. 넘버6를 내놓자마자 통신사 대리점들이 5.9인치 대화면과 풀HD 화면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 물량을 대량으로 받아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나의 브랜드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해도 승산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스카이와 베가라는 듀얼 브랜드 전략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브랜드로 경쟁하기에 한계를 느낄 때 다른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병행사용해 시너지를 내려는 유혹은 있게 마련”이라면서도 “듀얼 브랜드 전략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1위 업체에게도 리스크가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