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펀드, 국내 빌딩시장 `큰손`으로 약진

미래에셋맵스,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2400억에 인수
KB부동산신탁, `명동M플라자` 호텔로 전환추진
  • 등록 2011-07-13 오전 11:25:26

    수정 2011-07-13 오전 11:25:26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토종펀드들이 국내 대형 빌딩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빌딩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외국계자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회수와 저조한 수익률로 하나둘씩 떠나면서 그 자리를 국내 자산운용사와 기업들이 채우는 모습이다.

13일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매매거래건수는 총 12건, 거래금액은 약 8668억원으로 인수자는 모두 토종 펀드와 기업들이 차지했다.

◇ 국내 자산운용사, 도심권 대형빌딩 인수 활발 가장 큰 규모의 거래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한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으로 거래금액은 2400억원이었다. 반면 신도림 미래타워는 645억원에 캡스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 매각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지난해말 도심 최대 오피스빌딩인 센터원을 인수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서울 주요 업무지역의 대형 오피스빌딩에 대해 투자를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권에서 유일하게 매매거래가 이뤄진 명동 M플라자(옛 유투존)의 매도자인 어반라운지(옛 리먼브라더스)는 2005년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995억원에 M플라자를 매입해 6년간 운용해 왔다. 이번에 M플라자를 인수한 KB부동산신탁은 급증하는 중국·일본인 관광객을 겨냥해 지상 6~22층을 320실 규모의 비즈니스 호텔로 전환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양천구 목동 소재 SMT빌딩(옛 서울이동통신빌딩)은 인트러스투자운용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트러스 제7호가 1015억원에 매입했다.   ◇ 강남권 중소형빌딩, 기업 사옥용 인기 

강남권에서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옥용도의 중소형 오피스 매매거래가 많았다.

비메모리 반도체 솔루션업체인 매커스(093520)는 사업확장에 따른 업무시설 확보를 위해 사옥용도로 역삼동 가원빌딩을 40억원에 매입했다.

범양건영이 소유했던 방배동 범양빌딩은 누리텔레콤과 넥스지가 각 층별로 분할등기하는 방식으로 공동매수했다. 두 회사는 특수관계자로 넥스지가 4~6층, 누리텔레콤이 나머지 건물을 각각 본사사옥용으로 활용키로 했다.

엔씨소프트(036570)는 현재 본사로 이용중인 삼성동 엔씨 R&D센터 인근의 경암빌딩을 인수했다. 경암물산 소유였던 경암빌딩은 최근 채권단이 공매를 신청해 4회차 입찰에서 엔씨소프트가 업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1365억원에 건물을 낙찰받았다.   소프트포럼은 재무건전성 및 자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도곡동 사옥을 물류·유통업체인 한웰에게 336억원에 팔았다.

반포동 CT&T사옥은 작년 3분기 CMS가 대양금속으로부터 95억원에 매입한 빌딩으로, 전기차업체인 CT&T와 합병하면서 사옥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매입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매물로 내놨고, 개인이 100억원에 인수했다.

대한해운은 하나은행으로부터 삼성동 본사사옥을 담보로 3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마련했고, 이후 대한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절차에 따라 법원공매를 통해 사옥을 처분했다. 특수건설은 대한해운 사옥을 448억원에 인수해 본사로 사용할 예정이다.

저스트알 관계자는 "강남권역은 신규 오피스빌딩의 공급부족으로 공실이 감소하고 있어 임대수익을 노리고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올 2분기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거래 (자료: 저스트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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