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매매가↑` 2002년 공식 재현하나

전국 주택 매맷값 16개월래 최대폭 상승
"2002년과 비슷하지만, 전세가율·사이클 달라"
  • 등록 2011-02-07 오전 11:10:56

    수정 2011-02-07 오후 3:05:06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올 1월 전셋값이 9년 만에 동월 최대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매매가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전셋값이 매매가를 거세게 밀어올렸던 2002년 상황의 재연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전국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0.5%를 기록하면서 2009년 9월(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전국 주택 매매가격 전년동월비 등락률(%)
이번 매매가 상승은 전셋값 급등에 뒤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전셋값은 1월에 0.9% 올라 2002년 1월 이후 동월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10년 연간 상승률(7.1%) 역시 2002년 이후 최고치다. 

전셋값 상승에 이은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지난 2002년과 닮은 꼴이다.   2000~2002년 전국 전셋값은 매년 10.1~16.4% 고공행진을 지속한 끝에 2002년 집값을 12년만에 최고인 16.4%까지 끌어올렸다. 아파트값은 무려 22.8%(서울 30.8%) 폭등했다.

다만, 9년 전과 지금은 두가지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나는 주택가격 사이클, 다른 하나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의 수준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2년과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집값이 지난 2006~2007년 상승 이후 대세가 꺾였다는 점(그래프)"이라며 "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면 사이클을 타고 올라갈 가능성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전세가율) 비중도 적지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1년말 전국 주택 전세가율은 68.9%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말 이 수치는 57.1%에 그쳤다. 다만, 이 비율은 2008년말 52.4%를 기록한 이후 2년째 상승 중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세가율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전국 주택보급률이 110%를 웃도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전형적인 패턴이 전국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다만, 교육과 직장 등 꾸준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서울의 경우 예외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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