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큼직한 나무 목(木)과 칼 도(刀)를 휘장처럼 두른 몬스터들이 연신 뿅망치에 스러져 간다. 몬스터들이 마지막 순간에 내뱉는 외마디 비명은 다름아닌 한자의 뜻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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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부터 NHN(035420)의 `한게임`을 통해 정식 퍼블리싱되고 있는 한자마루는 게임기획자와 한문교육학자, 교육심리학자의 공동작업으로 만들어졌다.
한게임측은 한자마루 이용자의 시선방향과 그 지속시간을 분석한 결과 전체 진행시간의 76.3% 동안 아이들이 한자를 집중적으로 응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구헌날 게임만 해서 걱정`이라는 부모들의 근심을 달래줄 만한 대목이다.
◇ 단순오락에서 `상호작용 매체`로 진화
미국에서 기능성 게임은 게임 장르의 하나라기보다 `상호작용 매체`(Interactive media)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될 만큼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역시 정부 차원의 경제성장 전략 가운데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유승호 강원대 영상문화학과 교수는 언론 기고문을 통해 "기능성 게임은 단순하게 목표물을 파괴하고 특정역할을 수행하는 기존 게임과는 다르다"며 "시뮬레이션을 전제로 실제상황과 연계해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어 학습과 통하고 전통적인 커리큘럼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핵심을 쉽게 전달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모노폴리` 게임"이라며 "최근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기요사키가 개발한 재정훈련보드 게임도 최고의 기능성 게임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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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기능성게임 포럼`을 발족하는 등 정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진 학교수업의 보조교재 정도의 인식에 머물러 있다.
◇ 한국도 기능성 게임으로 `업`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부터 기능성 게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기능성게임 공모전을 실시해 학교폭력예방 게임, 어린이용 소방안전 게임, 장애아동 수학능력 향상 게임 등을 개발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012년까지 총 100억원을 투입해 기능성 게임 개발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강민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과 사무관은 "올해 기능성 게임사업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된다"며 "시도교육감이 지정한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게임활용 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작년 7월부터 운영 중인 기능성게임 포럼의 논의 결과를 이달 중 보고회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기능성게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기관들과 협력해 기능성 게임을 제작·보급하는 사업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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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서울특별시 교육청 산하의 발산초등학교와 우신초등학교, 경기도 교육청 산하의 동두천중앙고등학교를 게임활용 교육(`G러닝` 프로젝트) 시범학교로 지정한 바 있다.
현재 지도방안을 마련 중이며, 2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정식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무엇보다 게임성을 보장하면서 학생들이 배워야 될 개념을 게임 내의 활동을 통해 익힐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30% 정도 작업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 게임업계도 활성화 `분주`.."공적자금 지원 필요"
정부 주도의 기능성 게임정책 못지 않게 게임업계 스스로도 기능성 게임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정호 게임산업협회 신임 회장도 `교육·공익·건강 등 생활 공감형 기능성 게임의 보급 확대를 통한 건강한 게임문화 창조`를 협회의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협회는 기능성 게임 엑스포 개최 등 기능성 게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주요 게임업체들도 기능성 게임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달 초 `한자마루`의 정식 퍼블리싱을 시작한 한게임은 50억원을 들여 올해 안에 기능성 게임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엔 눈높이교육 학습지로 알려져 있는 대교와 온라인 교육게임의 공동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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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036570)도 지난해 학습 만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만화천자문` 개발권을 획득, 올해 말까지 기능성 게임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CJ인터넷(037150)은 옥스퍼드대학 등의 오프라인 콘텐츠 제작사와 제휴를 맺고 두뇌개발, 학습 및 치료목적의 특수 기능성 게임들을 개발 중이다.
다만 아직까진 수익성과 흥미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위정현 소장은 "기능성 게임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게임회사들이 덤비는 경향이 있다"라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기단계의 시장 형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공적자금의 펀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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