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회계처리 `그때그때 달라요`

금감원, `비용` 처리 vs 회계기준원, 위성방송 보조금땐 `이연처리`
오늘 금감원-회계기준원 회의 주목
  • 등록 2008-07-02 오전 11:03:51

    수정 2008-07-02 오전 11:03:51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휴대전화 보조금 회계처리를 놓고 이동통신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기준원이 보조금과 관련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바 있어 이번에는 어떤 해석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2일 오전 중 회계기준원과 휴대전화 보조금 회계처리 방안에 대한 회의를 열 예정이다. ☞관련기사 2008.06.27 휴대폰 보조금 회계처리 내달초 결정될 듯

금감원은 통상 회계기준 해석이나 회계관련 질의회신에 대해 회계서비스본부 내 회계제도실에서 유권해석을 내려왔다. 하지만 사안의 성격상 해석의 여지가 많을 경우에는 회계기준원 등의 자문을 받아 최종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 금감원 `마케팅` 초점..회계기준원 `수익-비용 대응 원칙` 강조

그런데 과거 금감원과 회계기준원은 `보조금` 회계처리와 관련해 다소 엇갈린 해석을 제시했었다.

금감원은 1999년 8월 이동통신 사업자의 단말기 보조금 회계처리와 관련해 당해연도의 비용으로 전액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또 다소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2006년에는 신용카드 포인트 선지급 비용을 `즉시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실무의견서를 발표했다.

신용카드 포인트 선지급 제도는 고객이 상환 의무가 있는 포인트를 미리 사용하고, 사후적으로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상환하는 것이다. 신용카드 포인트 선지급 제도는 의무약정제에 가입할 경우, 휴대전화 보조금을 미리 지급한다는 점에서 휴대전화 보조금과 유사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2006년까지 포인트 선지급 비용을 선급금, 선급비용, 즉시비용 등으로 각기 다른 기준으로 처리해왔다. 그러나 금감원이 "포인트 선지급 비용을 카드의 지속적·집중적 사용을 유도하는 마케팅 비용"으로 해석하면서, 작년부터는 즉시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즉시비용`이란 관련 거래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손익계산서상 비용으로 인식해 회계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회계기준원은 지난 2001년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수신기(수신용 셋톱박스) 보조금 지급과 관련, "셋톱박스의 보조금은 당기비용화하지 않으며, 셋톱박스와 관련된 수익과 비용을 예상가입기간(예상가입기간을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의무가입기간)에 걸쳐 이연해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계기준원은 보조금을 이연해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근거로 `기업회계기준서 제21호`의 "손익계산서는 당해 회계기간의 경영성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기업의 미래현금흐름과 수익창출능력 등의 예측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를 들었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수익과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비용을 이연처리할 경우, 회계처리의 투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회계기준원은 돈의 흐름보다 회사의 활동을 적절하게 나타내는 것이 회계의 역할이라는 인식 하에 `수익과 비용 대응의 원칙`을 중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계기준원은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을 제정하고 해석업무를 맡고 있는 곳이다.

SK텔레콤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휴대전화 보조금은 지속적인 가입자 유치라는 마케팅 활동을 위해 사용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의무약정제는 의무약정기간과 위약금이 약관상 분명히 명시돼 있는 만큼, `미래 경제적 효익`을 감안해 의무약정기간에 걸쳐서 비용을 이연처리하는 것도 타당성이 있다.

KTF(032390) SK텔레콤(017670) LG텔레콤(032640) 등 이동통신 회사와 회계법인들은 재무건전성을 중시하는 금감원과 회계의 역할과 원리를 강조하는 회계기준원이 휴대전화 보조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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