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창구 급격경색.."더 조인다" 5년 최고

대출태도 지수 -26으로 급락..작년말부터 분위기 돌변
한은 "금리상승, 기업 채산성 악화, 건설 자금난 원인"
  • 등록 2008-01-07 오후 12:00:00

    수정 2008-01-07 오전 11:29:14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은행의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은행들의 대출태도마저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앞으로는 비싼 값으로도 돈을 구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은행들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엄격한 여신심사를 해왔으며, 올 1분기에는 돈 줄을 더욱 조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 여신담당자들의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19에서 올 1분기 -26으로 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3년 2분기 -30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 한국은행, 이데일리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인 것은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밝힌 곳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당초 계획보다 엄격하게 여신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달전 조사당시 작년 4분기 대출태도 지수 전망치는 플러스 2였지만, 실제 대출태도 지수는 -19로 큰 폭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중 기업 정상여신 충당금의 최저적립률이 상향조정된데다 업종별 차등화가 시행되면서 건설·부동산업, 도소매업 등 경기민감업종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신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가장 강한 경계를 보였다. 전분기 -28이었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 -38까지 떨어졌다. 대기업(-13 → -22)과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13 → -19) 역시 전분기에 비해 큰 폭 하락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작년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작년 4분기 17에서 올 1분기 22로 한층 더 높아졌다.

한은은 "대다수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지급이자 부담 증가, 국제 원자재가격 오름세에 따른 채산성 악화, 미분양 주택 증가로 인한 지방 건설업체의 자금사정 악화 등을 고려해 신용위험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2분기 이후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왔던 가계부문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는 3분기만에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 4분기 9였던 가계부문 신용위험지수는 올 1분기 16으로 껑충 뛰었다. CD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차입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의 대출 대도가 소극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반면, 대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 4분기 대출수요 지수 전망치는 4였지만, 실제 대출수요 지수는 13으로 크게 높았다. 올 1분기 대출수요 전망지수도 9포인트를 기록,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경우 운전자금 확보와 여유자금 비축 수요가 많다"고 말하고 "대기업의 경우도 해외차입 여건 악화로 원화자금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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