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나라는 경제 안보 삼각공조를 통해 미래 패권을 좌우할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만든다. 전체적인 경제 규모는 한국이 밀리지만 반도체, 2차전지, AI(인공지능), 바이오 생산 능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서 얻을 부분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바이오 부문에서 생산 표준을 한국이 주도한다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 등이 이끄는 바이오 분야에서 상위권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3자 정상회의를 열고 안보와 직결되는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첨단산업 분야에서 권위주의 진영에 기술력이 추격당하거나 핵심 기술을 탈취당할 경우 각국의 안전보장은 물론 경제성장마저 위태로워진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이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첨단 기술력, 강한 안보 능력을 소유한 한미일 세 나라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긴밀하게 포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전지-바이오 등 첨단 산업서 한미일 공조 체제 ‘가속’
한미일은 경제안보 삼각공조를 통해 미래 패권을 좌우할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만들 계획이다.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 핵심 신흥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
정부 한 관계자는 “AI, 우주, 양자 등 미래 게임체인저가 될 핵심 신흥 기술을 대상으로 초기 단계부터 3국이 ‘공동 개발→국제표준화→기술 보호→인력 교류’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간 협력 관계 발전 예상...바이오 위탁 생산 분야 등에 호조?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공동 연구는 다수 있었지만, 한일 간에는 크게 교류가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이 아닌 3국이 함께 공동 연구 분야를 선정하고, 실제 개발에 착수한다.
특히 제약 강국인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제약바이오 사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그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협력은 민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실제 일동제약(249420)은 시오노기제약과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시오노기제약은 싱가포르·베트남 등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 임상을 일동제약에 맡겼다. 양사는 1960년대 후반 비타민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품목 제휴, 의약품 공동 판매 등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
여기에 정부가 직접 나서 한일 제약·바이오 기업 간 징검다리 역할을 맡으면서 양국의 경제협력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상반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 이후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이야기도 오갔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연내 다케다제약이 일본 가나가와현에 조성한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아이파크인스티튜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협력 강화를 추진하며 향후 업무협약(MOU) 형태를 넘어 컨소시엄을 꾸리는 등 보다 강화된 협력 체계가 구축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특히 바이오 분야의 국제 표준화를 한국이 주도하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제 표준 채택과 이후 기술 탈취 방지까지 원스톱으로 업계의 성장이 가능해질 수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일 공조로 시너지가 발생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특허를 먼저 획득하고 있는 기술일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국익을 챙길만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