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교 짓고 문닫은 설계사, 올림픽대교도 설계

분당 정자교 설계사 삼우기술단, 자금난으로 1995년 폐업
행정당국,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교량 더 있는지 확인 中
  • 등록 2023-04-09 오후 7:15:08

    수정 2023-04-09 오후 7:15:08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돌마교 보행로 아래에서 작업 관계자들이 하중 분산을 위한 임시 지지대(잭서포트)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붕괴로 2명의 사상자를 낸 ‘분당 정자교’의 설계를 맡은 회사가 다른 다리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구된다.

분당 정자교의 설계사로 알려진 삼우기술단은 자금난으로 1995년 문을 닫았는데 이 업체는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광안대교의 설계도 맡았다는 사실이 9일 전해졌다. 정자교가 붕괴된 것을 놓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설계 왜곡의 가능성이 꼽히는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우기술단이 지은 정자교의 주된 붕괴 원인은 보행로에 지지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우기술단이 정자교를 지은 ‘캔틸레버’ 형식은 한쪽 끝은 교량에 부착돼 있지만 반대 쪽 끝은 밑에서 하중을 받치지 않은 채 설치돼 차도 아래에만 교각이 있고 보행로에는 지지대가 없다.

정자교의 보행로가 붕괴하면서 보행자들이 탄천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이 같은 건축 방식이 붕괴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행정당국은 탄천 위를 가로지르는 20개 교량 중 삼우기술단이 설계한 교량이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20개 전체 교량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공법으로 건설된 16개 교량을 대상으로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물(잭서포트)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6일 분당신도시 내 교량에 대한 긴급안전점검 현장에서 “한 16개 정도가 교량에 보행전용 도로에 지지버팀 다리가 없어서 항시 그런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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