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거래위 '미등록 증권 거래 혐의' 제네시스·제미니 고발

SEC "암호화폐 대출·중개, 증권법 따라야"
제미니 CEO "SEC 조치, 비생산적" 비판
  • 등록 2023-01-13 오전 9:44:14

    수정 2023-01-13 오전 9:44:14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암호화폐 대출회사 제네시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미등록 증권’ 거래 혐의로 고발당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3일(현지시간) 미등록 증권 거래 혐의로 두 회사를 고발했다.
(사진=AFP)
SEC가 문제를 삼은 건 제네시스와 제미니가 2021년 내놓은 ‘제미니 언(Gemini Earn)’이다. 고객이 제미니에 암호화폐를 예치하면 이를 제네시스가 다른 고객에게 빌려주는 대신 예치자에게 최대 연(年) 8% 이자를 지급하는 투자상품이다. SEC는 이 같은 상품이 미등록 증권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이 무너지자 제미니 언 고객 예치금을 사실상 동결시킨 데 이어 이번 주 서비스를 아예 종료했다. 제미니 언에 묶인 암호화폐 예치금은 9억달러(1조1133억원) 규모에 이른다. 제미니는 이 돈을 돌려받기 위해 제네시스와 법정 대결을 준비 중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오늘 고발 결정은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과 중개업체가 오랫동안 입증된 우리의 증권법을 따라야 한다는 걸 시장과 투자자에게 분명히 해 온 그간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SEC가 공개한 고발장에 따르면 제미니 언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는 미국 내에서만 34만명이 넘는다. SEC는 제네시스와 두 회사에 영구판매금지명령이나 이익 환수, 과징금 등을 부과하는 걸 검토 중이다. 제미니 최고경영자(CEO)인 카메론 윙클보스는 “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SEC 조치는) 완전히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고발로 제네시스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지난해 말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무너지자 제네시스는 신규 대출과 상환을 중단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직원도 30%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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