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리아스 이어 웨트실도 파산…패스트패션에 `무릎`

90년대 대표 젊은 여성층 의류브랜드들 잇딴 `몰락`
웨트실, 3700명 해고키로..뎁도 6년만에 파산보호
  • 등록 2015-01-18 오후 6:17:58

    수정 2015-01-18 오후 6:17:5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1990년대 젊은 여성들로부터 가장 각광받던 의류 소매업체인 웨트실(Wet Seal)이 경영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파산보호 신청(챕터11)을 냈다. 338곳의 매장을 폐쇄하고 3700명에 이르는 임직원들도 해고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여성복 전문 소매업체인 웨트실이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측은 파산보호 신청 이후 338곳의 매장 문을 닫으면서도 나머지 173곳의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는 계속 운영하면서 회생을 노리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안갯속이다.

지난해 3분기에 적자폭이 전년동기대비 3배나 급증하는 등 가파른 실적 악화를 보였던 웨트실은 이미 최근 1년새 14.5%의 매장을 폐쇄했다. 지난 한 해 주가가 바닥권까지 떨어지며 이미 주당 1센트에도 못미치고 있고, 시가총액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에드 토마스 웨트실 최고경영자(CEO)는 “신중하게 검토한 뒤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이 회사를 지키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하며 “우리는 웨트실이라는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만큼 이미 추진하고 있는 전략적 조치들을 강하게 밀어부치겠다”고 말했다.

웨트실은 지난 20년전부터 주로 여고생들이 선호하는 의류를 만들며 주목받아왔다. H&M과 포에버21 등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경쟁 격화로 인한 수익 악화의 길을 걸어왔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90년대 웨트실의 경쟁사였던 델리아스(Delia’s)가 이미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90여곳의 매장들을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10대 위주의 의류 소매업체였던 뎁(Deb)도 최근 6년만에 또다시 파산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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