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는 벌써 10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은 2조427억원어치에 달한다. 지난 13일과 14일에는 하루 새 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했다. 수급의 핵심 주체인 외국인이 증시를 떠나자 이 기간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했다.
외국인은 아시아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현대증권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3억539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 각각 11억7520만달러, 11억6450만달러를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대만에서도 10억달러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계속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외국인이 이처럼 한국 시장에 대해서만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 경기 둔화로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나 인도 등 수출만큼이나 내수 비중이 큰 타 신흥국과 비교해 한국은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매우 큰 편. 특히 한국 주요 기업들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더 크다. 이에 외국인은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IT 대표 기업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중공업(009540) 현대차(00538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이 주요 매도 표적이 됐다. 반면 이마트(139480)와 한국전력(015760) 신세계(004170) 등 내수주는 장바구니에 담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순매도는 적어도 이달 말까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3월 HSBC PMI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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