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유치 실패..`투자자도 울었다`

올림픽 특수 기대감으로 오른종목 줄줄이 급락
"기대감으로 오른 종목 제자리 찾기 지속될 것"
  • 등록 2007-07-05 오전 10:46:25

    수정 2007-07-05 오전 10:46:25

[이데일리 이대희기자] 강원도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두번째로 실패했다. 유치 기대감에 관련주 투자를 결정했던 주식 투자자들 역시 `이번에도 실패`했다.

5일 오전 10시9분 현재 강원랜드(035250) 주가는 전날보다 12%가 넘게 하락했다. 전날 올림픽 유치 기대감에 집중된 매수주문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인 2만55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하루만에 4000원이 넘게 빠졌다.
 
강원랜드는 내국인이 유일하게 도박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평창이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경우 강원랜드가 내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간 줄기차게 일었다.

여행주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하나투어(039130)가 2% 가까이 하락하고 있고 자유투어와 모두투어 주가도 2% 이상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주가도 전날 까지 상승행진을 이어가다 이날 곧바로 하락했다. 건설주 역시 경기장 건설 특수 기대감 소멸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SBS(034120)도 아깝게 됐다. SBS는 현재 한국중계권을 갖고 있어 평창이 올림픽 유치 도시로 선정됐을 경우 메인중계권 확보에 따른 수혜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번 실패로 중계권을 재판매에 따른 수백억원의 중계권 수익과 경쟁사 대비 `스포츠 중심`이라는 확실한 프리미엄을 누릴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시장관계자의 반응이다. SBS 주가는 그나마 강보합으로 선전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 실패의 가장 큰 유탄을 맞은 곳은 내재가치나 실적과는 상관없이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뜬 기업들이다. 투자자들이 막연한 기대감이나 시장에 떠도는 `카더라`식 소문에만 의존해 투자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양식품과 쌍용정보통신, 모헨즈는 일제히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삼양식품은 관계사인 삼양축산이 보유한 대관령 목장(600여만평)의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간 주가 상승을 이끌었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직접적인 수혜를 입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고등을 날린 바 있다.

모헨즈는 강원도 지역 레미콘 기업인 덕원산업의 최대주주라는 점이 상승 촉매였다.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인 급등세를 타는 기간 동안 상한가만 두번 쳤다. 하지만 올림픽 효과가 사라지자마자 실망매물이 시장에 쏟아졌다.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스포츠 시스템통합(SI)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그간 급등의 이유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평창 홍보를 위해 출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주가는 2250원에서 3015원까지 올랐다.

디지털텍은 강원도로 통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최고가에 오른 3일까지 26%가 급등했지만 이날 1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상장주로 관심을 모았던 IB스포츠도 지난 5월 최저가 6410원에서 시작해 약 두달간 28%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지만 이날 매도세로 인해 급락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간 올림픽 유치 기대감에 의해 움직인 종목의 경우 한동안은 제자리 찾기 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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