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현대차(005380) 부회장은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해 쏘나타의 미국판매 전략에 잘못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에 판매하는 'NF쏘나타'의 수요를 처음 예측할 때 6기통(3.3ℓ) 쏘나타가 전체 쏘나타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 판매는 4기통(2.4ℓ) 쏘나타가 되레 70%를 차지하는 등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6기통 쏘나타는 재고가 넘쳐난 반면 엔진을 한국에서 공급받아야 하는 4기통 쏘나타는 공급이 부족했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美 앨라배마공장에서 NF쏘나타가 생산되기 이전만 해도 한국에서 수출되던 구형 EF쏘나타의 경우엔 6기통(2.7ℓ)이 4기통(2.0ℓ)에 비해 제법 많이 팔렸다. 이에 따라 현대차 경영진은 미국 생산 NF쏘나타 역시 6기통(3.3ℓ)이 4기통(2.4ℓ)보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미국 앨라배마공장에서 쏘나타와 함께 생산되고 있는 싼타페의 경우도 6기통(3.3ℓ)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현대차로선 '이래저래' 6기통 엔진이 잘 판매되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동진 부회장의 고백대로 현대차가 시장 예측에 실패한 것이다. 시장에선 현대차가 운도 없었지만 경영진이 너무 의욕을 부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해 미국시장 부진 배경으론 노조의 파업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즉,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 엑센트(한국모델명 베르나)와 준중형 엘란트라(한국모델명 아반떼) 등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제 때 공급이 되지 않아, 판매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미국판매 목표인 55만5000대의 달성 여부에 대해선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고 있고, 특히 미국에서 첫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인 베라크루즈도 론칭했기 때문에 목표달성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4월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전년비 7.6% 감소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시장의 여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가 목표보다는 낮겠지만 50만대를 갓 넘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정도라면 미국시장의 부진을 감안할 때 그린 나쁜 성적표는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