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권 MC연구소장(부사장)은 휴대전화 사업을 책임지는 MC본부장으로, 차강희 책임연구원은 부장급인 책임 연구원에서 임원급인 MC디자인 연구소장으로 옮겼다. 한승헌 상무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발령났다. 이 부서는 CEO 직속으로 회사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책임지는 핵심 부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들은 LG전자 휴대전화의 기능보다는 디자인과 브랜드에 주목해 초콜릿폰을 개발하고 판매한 주역"이라며 "LG전자가 디자인을 강화하는 데 쏟고 있는 노력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2000년 들어 브랜드, 디자인 강화에 전사적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브랜드 관리 뿐 아니라 계열사 별 디자인 능력 강화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제 LG전자의 디자인 인력은 2002년 200명, 2004년 400명, 2006년 600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디자인 경영 선포식을 통해 디자인 인력을 2010년까지 70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역량이 뛰어난 스타급 `슈퍼 디자이너`를 매년 임원급에 해당하는 파격적 보상과 처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LG는 디자인 능력 뿐 아니라 LG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국내외 브랜드 관리업무를 전당하는 `브랜드 관리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된 LG카드가 결국 LG 브랜드를 쓰지 못하게 된 것은 LG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신한금융지주는 LG카드 인수 후 소프트 랜딩을 위해 LG 브랜드 사용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LG는 "계열사가 아닌 기업이 LG브랜드를 쓸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이를 거절했다. 이에 따라 한해 60억원으로 추산되는 브랜드 사용료도 포기했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와 디자인이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05년 3월에는 LG의 핵심가치를 새로 정리한 LG웨이를 선포하면서 "1등 제품에만 LG 브랜드를 달아라"며 "브랜드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브랜드 관리는 핵심적 경영활동의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강남구 역삼동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와 논현동 LG화학 인테리어 디자인센터를 잇따라 방문,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2005년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가 매년 공동 선정하는 세계 100대 브랜드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2006년 브랜드 가치는 2005년보다 4억달러(14%)가 상승한 30억달러, 순위는 97위에서 3계단 오른 94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자업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