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電 대격돌)③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

가전 본고장 북미·유럽시장 집중 공략
LG, 140억불·삼성, 100억불..2007년 매출목표
  • 등록 2005-03-22 오전 11:11:08

    수정 2005-03-22 오전 11:11:08

[edaily 김세형기자] 지난 20일 오후 결혼시즌을 맞아 예비 신혼부부들이 북적이는 H 가전할인매장. 잘 팔리는 제품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가전매장 판매원은 "최근 혼수를 구매하는 젊은이들은 대형고급제품을 주로 찾는다"며 "향후 5∼7년을 내다보는 구매 추세가 일반적"이라고 귀뜸했다. 가전제품 소비성향이 급속도로 고급화 되고 있다. 불과 몇년 전 만해도 사치였을지 모를 양문형냉장고와 드럼세탁기가 최근엔 일반적으로 구매하는 평균적 구매 눈높이가 됐다.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이 뜨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가전업체들도 프리미엄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가제품 생산은 국내에서 중국·동남아시아 공장으로 모두 이전하고,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으로 라인업 중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미 전자레인지 생산라인을 국내에서 철수시켰다. 국내 생산공장도 수원에서 광주로 통합했다. 해외 라인의 경우 중국·멕시코·태국·인도·말레이시아 등에서 생산기지 재편을 완료하고 지역별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LG전자(066570)도 전세계 생산기지를 재편하고, 생산품목 구조조정과 제품설계 변경을 통한 원가 경쟁력 제고를 추진중이다.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러시아와 동유럽에 가전 생산기지 설립도 계획중이다.LG전자는 2~3% 수준인 유럽시장 점유율이 5% 선으로 늘어나면 유럽시장 진출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국내에서 생산을 중단할 품목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제품 구조조정도 단행할 계획이다. "판매 수량은 줄더라도 판매 금액은 늘어나는 형태로 사업구조를 바꿀 것"(LG전자 이영하 부사장)이라는 언급은 가전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을 대변하고 있다. ◇`프리미엄 창`들고 북미시장 뚫는다 LG전자·삼성전자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가전의 본고장인 북미와 유럽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브릭스(BRICs)국가를 포함해 중동지역에서 이미 가전분야 정상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전세계 가전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미약하다. 서유럽에서는 일렉트로눅스와 아에게(AEG) 등 지역 브랜드에 밀려 LG전자·삼성전자를 합한 시장점유율이 10%도 넘지 못한다. 진정한 세계 1위가 되기 위해선 북미와 유럽시장을 뚫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월풀과 일렉트로눅스가 주도하고 있는 북미·유럽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해야만 세계 1위 가전업체로 오를 수 있다"며 "이들 시장은 교체수요가 대부분이고 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이 아니면 승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군과 LG브랜드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올해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도 시스템 에어컨, 양문형 냉장고, 드럼 세탁기 등 3대 프리미엄 제품의 힘을 모아 지난 2003년 55%였던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중을 올해는 6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잘 만드는 회사가 가전도 잘 만든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기존에 `삼성`브랜드로 성공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의 명성을 얻어 가전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007년 100억불 돌파한다 "오는 2007년 세계 가전시장에서 매출 100억달러를 돌파한다". 국내 가전사업의 대표주자인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야심찬 목표다. 지난 2003년 69억달러(연결기준)의 매출을 올려 세계적 경쟁사인 월풀과 일렉트로눅스에 이어 3위를 기록한 LG전자는 올해 89억달러, 2007년 140억달러를 달성해 1위에 오른다는 포부다. LG전자 이영하 부사장은 "LG전자는 백색가전만 생산하는 월풀이나 일렉트로눅스와 달리 TV·휴대폰 등도 다루는 종합 전자업체여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는데다 연구개발(R&D) 능력도 경쟁사보다 월등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오는 2007년에는 매출 100억달러 이상을 실현하고, 시장점유율 10%를 올려 세계적인 톱 브랜드군으로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국내 브랜드 인지도에서 수위에 있는 `하우젠`과 `지펠` 브랜드를 더욱 강화해 프리미엄 제품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세계 각 지역별, 주력 제품별로 10% 이상의 시장점유율 차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세계 40여개 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양문형 냉장고는 올해내 1위 국가를 50개국으로 늘리고, 최고급 냉장고 시장인 트루 빌트인(True Built-In) 제품을 강화함으로써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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