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신혜기자]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44달러선을 돌파하자 이제 시장의 눈높이는 설마했던 50달러대에 맞춰져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전일대비 33센트 오른 배럴당 44.15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43.50달러으로 하락 반전하기도 했지만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장막판 상승세로 반전, 장중 44.20달러까지 올랐다.
이어 열린 시간외거래서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유가는 44.25달러로 45달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유가가 펀더멘탈과 지나치게 괴리됐다며 유가의 상승세의 비이성적인 면을 지적하면서도 유가 50달러 시대가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퀘스트인터내셔날의 케빈 커는 "현재 유가에 대해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도 "45달러, 55달러선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레이더들의 말을 인용해 연말에는 유가가 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이같은 전망을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유가를 끌어올린 심리적 불안감을 잡을 만한 획기적인 뉴스가 없는 한 유가가 현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때문이다.
콜로라도 소재 아스펜사의 필립 버린저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현저하게 하락하려면 재고가 크게 늘어나거나 전세계 경제가 엄청난 침체에 빠지거나 올 겨울 날씨가 상당히 따뜻해야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PFC에너지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가를 끌어내릴 만한 새로운 뉴스나 원유 수요가 피크에 달했다는 조짐이 없다면 투기적 세력 유입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심리적 요인외에 공급중단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을 다시 내놓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아담 지민스키 에너지 전략가는 2일 "최근 몇 주간 유가 공급이 더욱 빡빡해졌다"며 "원유공급이 하루에 400만배럴 줄어들고, 하루 200만배럴의 이라크 원유 공급이 중단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여력도 고갈되면 유가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가 50달러 시대는 아직은 먼 얘기라는 지적도 있다.
이코노미 닷컴의 토스타인 피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항상 생산차질을 우려해 왔지만 실제로 심각한 공급불안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면서 "현재와 같은 유가 내 리스크 프리미엄이 계속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피맷USA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도 "실제로나 가정상으로도 공급 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재고와 생산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이 오늘날 원유시장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기적 세력이 유가를 끊임없이 끌어올릴 경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렵다"며 "유가가 50달러로 오르더라도 이는 즉시 꺼질 거품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