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Mnet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혐의로 복역한 안준영 PD를 재채용한 CJ ENM을 향해 이같이 비판하며 국정조사 추진을 강력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문화체육계가 ‘승부조작 천국’이 됐다. 며칠 전 축구협회도 승부조작 사범들을 사면했는데 문화계는 CJ가 ‘투표 승부조작 사범’을 사면한 것”이라며 “CJ는 축협보다 더 나쁘다. 축협은 10년 전 사건이었는데 CJ는 관련자가 감옥에서 나온 지 1년 밖에 안 됐는데도 재입사시켰다”고 정면비판했다.
하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CJ가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꼼수 사과”라고 꼬집으며 “이 사건을 주도한 상관은 면죄부를 주면서 그 밑에 일한 사람만 재입사를 철회할 것처럼 말하고 있다. CJ가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주범과 종범 둘 다 재입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또 CJ 경영진도 공범이라고 몰아세웠다. 하 의원은 “CJ가 투표승부 조작사범들을 재입사시키는 것을 보고 경영진도 공범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두 사람을 어떻게 재입사 시킬 수 있었을까? 윗선의 잘못을 함구하면 감옥에서 나온 뒤 다시 입사시켜주기로 한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축구협회와 CJ가 대한민국 문화체육계의 공정성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든 문화체육계의 명예를 이 두 기관이 무참히 박살 내고 있다”고 일갈했다.
|
CJ ENM은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엠넷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 그리고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는 지난 4년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작과 분리된 투표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모니터링 강화, ‘시청자위원회’ 운영 등 제작 과정의 투명성도 높여 왔다”며 “그럼에도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CJ ENM은 “공정과 신뢰회복을 위한 저희의 노력에 앞으로도 애정 어린 격려와 질책 부탁드린다”며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가슴 깊이 반성하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준영 PD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CJ ENM에 따르면 안준영 PD는 4월 Mnet에 재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안준영 PD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2021년 11월 출소한 뒤 1년 5개월여 만에 제자리로 복귀하게 됐다.
지난해 5월 1심 재판부는 안 PD에게 징역 2년과 3700만원대 추징금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형량은 달라지지 않았고, 지난 3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1심 형량대로 출소하게 됐다.
|
하지만 이같은 사과가 무색하게 CJ ENM은 ‘프로듀스’ 조작 당사자인 김용범 CP에 이어 안준영 PD까지 연이어 현직에 복귀시켜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안준영 PD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단이 유지돼 실형을 살다 2021년 7월 출소했다. 그는 이듬해 2월 인사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뒤 글로벌뮤직TF팀으로 업무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