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학폭·층간소음 갈등, 10건 중 9건 대화로 풀었다"

지난해 ‘회복적 경찰활동’ 분석
고소·고발 전 대화로 분쟁 해결
지난해 1203건 접수·899건 조정
경찰, 올해 258개 경찰서 도입 계획
  • 등록 2023-03-27 오전 9:49:46

    수정 2023-03-27 오전 9:49:46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경찰이 이웃 간 분쟁·학교폭력 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이른바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지난해 10건 중 9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자료=이미지투데이)
경찰청은 27일 지난해 접수된 회복적 경찰활동 1203건 중 대화가 완료된 사건은 1007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조정이 성사된 사건은 899건으로 전체 대화 완료 사건의 89%에 해당한다.

접수된 사건은 △폭행·협박 447건(층간소음 68건) △가정폭력 417건 △학교폭력 249건 △절도 60건 등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91%, 가해자의 93%가 만족하고 있다”며 “수사관의 재이용 의사도 94%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학교·가정·지역 공동체 내 갈등과 분쟁 시 처벌보다 근본적 문제 해결이 필요한 사건을 대상으로 전문가 주관의 대화모임을 통해 피해회복과 재발방지를 도모하는 활동이다. 경찰서 내 수사부서 등이 사건을 선정한 뒤 전담경찰관의 검토를 거쳐 전문기관의 주관 아래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대화를 진행한다.

경찰은 이 제도가 학교, 이웃 등 공동체 내 사건의 피해회복 및 재발방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같은 중학교 선배와 후배가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말다툼한 후 서로 폭행해 117에 접수한 사건이 발생했다. 양측은 SNS상 다툼이 계속되고 학교에서 마주치면 다시 싸우게 될까 두렵다면서 재발방지를 원해 대화모임을 진행했다. 이 모임을 통해 서로 SNS에 대해 오해를 풀고 사과했으며, 사건 접수 전 종결됐다.

또 4년간 아파트 위·아랫집 간 층간소음 갈등이 가족 대 가족 몸싸움으로 번져 ‘공동폭행’으로 사건이 접수된 사례도 있다. 양측은 대화 모임을 통해 서로 오해한 부분을 확인한 후 앞으로 경비실을 통해 대화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불기소 결정서에 ‘앞으로 층간소음에 대해 이해와 배려를 다짐한 점’을 명시하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이 제도를 지난해 경찰서 230곳에서 258곳으로 확대·운영키로 했다. 민간 대화전문가도 지난해 429명에서 올해 512명을 위촉하는 등 전 경찰서별로 준비했다.

이밖에 경찰은 △‘현장경찰관용 회복적 대화기법’ 온라인 콘텐츠 제작 △전담경찰관 기본 교육 △경찰관 대화모임 진행자 양성 교육 및 우수 대화 진행 전문경찰관 인증 등을 추진키로 했다. 대내외 홍보를 위해서는 △학술세미나 △시도청별 워크숍·간담회 △우수사례 홍보 등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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