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다 여파…美 일일 석유 생산량 84% 감소

일일 천연가스 생산량도 평소 대비 19%에 그쳐
일부 시설 가동 들어갔지만 최대 생산은 아직
기름 유출 사고 보고만 350건…시설 정비도 필요
  • 등록 2021-09-07 오전 9:45:57

    수정 2021-09-07 오전 9:45:57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6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대형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미국 석유업계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시설이 문을 닫았고, 설비를 가동한 곳 또한 시설 정비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진 않고 있다.

허리케인 아이다 여파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앞바다에 유출된 기름(사진=AFP)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은 미국 안전환경집행국 발표를 인용해 아이다 피해로 멕시코만 연안에서 하루 약 150만배럴 규모의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일평균 생산량의 84%에 해당하는 규모다. 천연가스 생산량 또한 19%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지난 29일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정유업체가 멕시코만 시설 가동을 중단한 열흘 동안 석유 생산량 손실은 1680만배럴에 달한다. 2005년 미국 남부를 덮친 최악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 생산량 손실이 32% 늘어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부 정유업체는 시설 가동에 들어갔지만 생산량을 끌어올리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루이지애나(州) 주도 배턴루지 지역에 있는 세 곳의 정유소와 뉴올리언스 근처에 있는 한 곳이 모두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유업체는 당분간 최대 생산능력까지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멕시코만 연안에서 가장 큰 석유업체인 로얄더치 쉘은 지난 5일에야 직원들을 공장에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토니 오닥 스톤오일 디스트리뷰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멕시코 만 일대 전체가 여전히 석유 재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정유업체들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재검사해야 할 설비가 너무 많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다 직격 후 멕시코만 연안에선 약 350건의 기름 유출 사고가 보고되는 등 정유 시설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대해 루이지애나 환경부는 연방 당국과 협력해 기름 유출 사고에 책임이 있는 업체들에 유출 차단 조치와 정화 작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석유 생산 차질에도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0.54달러(0.01%) 하락한 7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석유수출기구(OPEC)의 증산 합의와 아시아의 석유 수요 회복 부진으로 아시아권에 수출하는 10월 인도분 가격을 전월 대비 배럴당 1~1.3달러 인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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