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자궁경부봉합수술 '의학적 적응증'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저위험군은 수술보다 약물치료 우선
  • 등록 2021-08-11 오전 9:40:27

    수정 2021-08-11 오전 9:40: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진 임산부에게 자궁경부봉합수술(일명 맥도날드 수술)이 오히려 심한 태반 염증과 위험한 임신 결과와 연관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경부 길이는 질초음파로 측정하며 대개 임신 16주에서 24주 사이에 측정한 길이가 2.5 cm 또는 2.0 cm미만인 경우를 짧다고 정의한다. 임신 28주 이후에는 자궁경부 길이가 생리적으로도 짧아질 수 있어 이 시기 이후 경부 길이의 측정은 조산 예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 박혜아 임상강사, 최석주 교수, 노정래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19년 사이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고(타원 수술 포함) 본원에서 분만한 총 310명을 분석했다. 해당 산모들의 자궁경부 길이에 따라 미국산부인과학회(2014년 발표)에서 권고한 수술 적응증에 해당했던 그룹과 해당하지 않았던 두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적응증에 해당 되는 군에 비해 해당 되지 않은 군에서 특히 자궁경부 길이가 2cm이상이었던 경우, 28주 이전 조산 및 신생아 이환의 위험도가 약 4배 정도 증가하고 심한 태반의 염증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조산의 빈도는 전체 임신의 8~10% 정도를 차지하며 16주에서 24주 사이에 경부 길이가 짧아진 경우, 조산할 확률은 자연 조산(조기 진통 또는 조기 양막파수로 인한 조산)의 과거력이 있는 산모에서 30~40% 정도로 증가한다. 하지만 조산 과거력이 없는 저위험 산모의 경우 경부 길이가 짧더라도 실제로 조산할 확률은 18~20% 정도다. 즉 5명 중 4명은 만삭에 분만한다는 것이다.

국내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우리나라 산모 1,000명당 자궁경부봉합수술을 받은 건수는 최소 8.1명(최대 14.3명)이었고, 이는 미국에 비해 2-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자궁경부봉합수술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수술 건수가 ‘감소 추세’ 라고 발표한 미국의 연구 결과와 대조를 이룬다.

자연 조산의 과거력이 있으면서 임신 24주 이전 측정한 경부길이가 2.5 cm 미만인 경우 자궁경부봉합수술 적응증이 되지만, 조산의 과거력이 없는 저위험 산모에서는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진 경우 미국, 영국, 캐나다 학회의 지침은 모두 수술 대신 ‘프로제스테론’이란 호르몬 치료를 일차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오수영 교수는 “학회에서 제시한 자궁경부봉합수술의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불안함에 불필요한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 이른 조산 및 심한 태반 염증 등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자궁경부가 짧다고 모두 조산하는 것은 아니니 (특히 저위험군에서는) 지나친 걱정은 피하는 것이 좋고, 수술을 결정할 때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이화의대 산부인과 박미혜 교수(現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 회장)는 이번 연구에 대해 “임상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연구로 신중한 자궁경부봉합수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SCI급 대만 산부인과 학술지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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