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현지시간)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50만개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13.3%를 기록했다. 4월의 14.7%보다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평균 전망치가 일자리 750만개 감소하면서 실업률이 19%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무색케한 수치다. 실업률 개선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장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데이터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약 3%포인트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CNN 등에 따르면 노동통계국은 ‘일시해고자’(unemployed on temporary layoff)가 ‘결근 중’(employed not at work)로 잘못 분류됐다고 밝혔다.
결근은 보통 휴가, 배심원 출석, 아이나 친척 등을 돌보기 위해 직장에 나가지 않는 취업자를 규정하는 항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물며 직장 복귀를 기다리는 노동자 중 일부가 이 항목에 포함되는 바람에 실업률이 실제보다 낮아졌다.
노동통계국은 이 오류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 해고나 무급휴직자가 늘어나던 3월부터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일부에서는 이같은 통계오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의도적 정보조작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노동통계국은 물론 경제학자들은 단순 실수일 뿐 고의 조작 가능성은 없다며 이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세스 해리스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노동통계국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문가이고, 자신의 직업에 진지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들은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에는 작업 중인 보고서를 볼 수 없고 기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이 과정은 매우 고도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고용보고서 통계는 인구조사국과 함께 협력해 만들어진다. 설문조사 대상은 약 7만 가구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는 과정에서 인구조사국과 노동통계국 역시 업무패턴을 조정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설문자들이 노동자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가이던스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리스는 추측했다.
노동통계국은 “노동통게국과 인구조사국은 왜 이 분류 오류가 계속 발생하는지 조사 중이며 이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추가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5월 고용보고서에서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평소보다 낮았기 때문에, 향후 수치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현재 2100만명 미국이 실업 상태이고 200만명 이상이 영구적으로 일자리를 잃었다는 사실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아마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재기의 날”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