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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일진의 슬로건은 ‘생각을 바꾸자’로 정했습니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전진해야 할 때입니다”
22일로 일진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는 창업주 허진규 회장과 고객사, 협력사 및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기념식이 열렸다. 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50주년을 맞은 올해 슬로건을 밝히며 변화를 강조했다. 초심을 되새기며 새로운 50년을 다시 전진하기 위한 각오를 나타냈다.
30만원으로 시작한 노량진 가내 공업, 연 매출 3조원 중견기업으로
허 회장은 지난 1968년 1월 22일 서울 노량진의 집앞 마당에서 자본금 30만원을 갖고 창업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후 학군단(ROTC) 장교 복무 중 방산업계에서 작은 부품 하나조차 전부 수입해야 하는 조국의 제조업 현실을 마주한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창업에 나섰다. 아직 벤처라는 말도 존재하기 전에 제조업을 시작한 그는 그래서 ‘원조 벤처인’이라 불린다.
일진그룹의 기술력은 곳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해왔다. 세종문화회관의 커튼월 방식 외관 건축, 구 조선총독부 청사 해체, 전기차 배터리·수소차 연료 탱크 핵심소재, 초음파 치료기 등 현대
허 회장과 오랜 기간 교류해 온 인사들은 그의 ‘뚝심’이 지금의 일진을 일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허 회장의 대학 후배인 김도연 포항공과대학교 총장은 창립기념식 특강에서 “일진이 창업한 날은 바로 전날 북한 무장간첩단이 청와대 뒷산까지 접근해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던 시기”라며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창업은 꿈도 못 꿀 시기에 허 회장은 아마 연구에만 몰두하느라 그런 것을 신경도 안 썼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 회장의 평전 ‘창의와 도전, 행복한 50년’ 집필 작업에 참여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1968년에 갑자기 흑연 도가니 하나 묻고 창업하던 그때 곁에서 보던게 생각난다”며 “창의와 도전으로 이끌어 온 50년에는 우리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회상했다.
허 회장은 주요 부품·소재 국산화와 해외 수출 개척 과정 등을 회상하고 “50년 전 날마다 앞으로 전진하던 뜻을 담아 ‘일진(日進)’이란 이름을 지었듯이, 날마다 새로운 50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부진즉퇴(不進卽退), 즉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한다는 생각으로 늘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을 바꾸자”..새로운 50년 바라보는 100년 기업으로
허 회장은 나아가 지금까지 자체 기술력 위주의 승부를 넘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인수합병(M&A)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외부에서 도입, 세계 시장이 원하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더 빨리 내놓아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2세이자 현재 일진홀딩스·일진전기 대표인 허정석 부회장도 축사를 했다. 그는 “흔들리지 않고 창의와 도전 정신으로 적극적 능동적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겠다”며 “새로운 기술 개발과 아이템 발굴 주력하고 유능한 인재 양성하며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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