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대단지 아파트 분양시장이 풍년을 맞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오랫동안 묵혀왔던 땅을 꺼내 들었고, 지지부진했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97곳으로 지난해 63개 단지보다 1.5배 이상 많았다. 올 연말까지 18개 단지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할 예정이어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가구 수로도 올해 공급(예정 포함)한 대단지 아파트는 17만여 가구로 지난해 9만여 가구보다 2배가량 늘었다.
관리비 낮고 집값 상승폭 커
대단지 아파트는 소규모 단지보다 가격 상승 폭이 크고 관리비도 저렴해 수요자 선호도가 높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를 보면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 힐스테이트’ (2005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의 경우 지난 5월 평균 시세가 5억 8250만원에서 11월 6억 1500만원으로 6개월 새 3250만원 올랐다.
반면 우장산 힐스테이트 바로 옆에 비슷한 시기 입주한 ‘강서월드메르디앙’ 전용 84㎡짜리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4억 3500만원에서 4억 4000만원으로 5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두 단지의 차이는 대단지 아파트(2198가구)와 소규모 아파트(160가구)라는 점 밖에 없다.
관리비 측면에서도 가구 수가 많은 대단지가 공용관리비를 나눠내기 때문에 유리하다. 우장산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9월 관리비가 1㎡당 1278.84원이었지만 강서월드메르디앙은 1321.02원으로 3.3%(42.18원) 더 비쌌다. 세대 사용비는 우장산힐스테이트가 1㎡당 488.73원으로 강서월드메르디앙 474.04원보다 더 비쌌지만 공용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이 강서월드메르디앙이 더 컸기 때문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대형 건설사가 유명 브랜드 단지로 조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는 분양해야 하는 가구 수가 많아 주택 경기가 나빠지면 미분양 우려로 건설사들이 공급을 꺼린다.
시장 호조세 띠자 대단지 분양 봇물
재건축·재개발 공급도 본격화됐다. 올해 공급된 대단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18개 단지다. 9510가구로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서울 송파구 송파헬리오시티와 경기도 안양시에서 공급된 래미안 안양메가트리아(4250가구), 부산에서 분양한 연제 롯데캐슬&데시앙(1168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연말까지도 대단지 아파트 공급 잇따른다. 총 18개 단지 2만 8668가구가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는 삼성물산이 내달 녹번동 1-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북한산 베라힐즈’(1305가구)를 선보이고, 경기도 일산에서는 현대건설이 킨텍스 일대에 총 1054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킨텍스’를 내놓는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대단지 아파트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 인기가 높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다는 단점도 있다”며 “투자 수요의 경우 입주 시기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세입자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