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 M&A 가능성 점검)①대주주 자금악화 심각

파더스캐피탈 자금 압박..보유회사 매각 움직임
전문가 "1조원 규모 한라공조도 매물 나온다"
  • 등록 2008-05-26 오전 11:37:30

    수정 2008-05-26 오후 3:51:02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자동차부품업체인 한라공조(018880)가 조만간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한라공조의 대주주가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 보유 회사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음 차례는 한라공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한라공조 M&A가 현실화될 경우 매각 대금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인수에 관심이 높은 현대차그룹과 만도그룹 등의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급해진 파루더스 지분매각 움직임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의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발레오(Valeo)는 최근 파더스캐피탈(Pardus Capital)의 대표를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겠다는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그간 파더스캐피탈의 요구를 발레오가 수용한 것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파더스캐피탈은 발레오의 지분 18.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파더스캐피탈이 발레오의 이사회에 들어간 이유는 발레오의 사업부를 분할 매각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상은 헤드램프와 트랜스미션을 포함한 총 6개 부품군이다. 이들 부품군의 매출은 발레오 전체 매출의 60%인 30억유로에 달한다.

파더스캐피탈이 발레오의 사업부를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파더스캐피탈이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2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파더스캐피탈은 그동안 매입한 항공주와 자동차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고전을 거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을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주가 급락과 투자자들의 환매요구로 다급해진 파더스캐피탈이 보유지분을 장내에서의 시가처분하기 보다 보유기업의 영업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최대한 빨리 현금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라공조도 매물로 나온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라공조의 지배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라공조는 지난 86년 포드와 만도가 합작해 설립된 회사로, IMF 이후 한라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비스테온(Visteon)에 팔렸다. 그런데 한라공조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는 비스테온의 최대주주 역시 파더스캐피탈이다.
 
비스테온 주가는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비스테온의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는 파더스캐피탈 입장에서는 이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파더스캐피탈은 비스테온 역시 발레오와 마찬가지로 사업부나 가치있는 자산을 분할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경우 비스테온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지분이 최우선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더스캐피탈이 투자금 회수가 급해졌기 때문에, 파더스캐피탈은 발레오와 마찬가지로 비스테온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라공조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한라공조의 M&A 가격은 비스테온이 보유한 지분에 통상의 인수 프리미엄 30%을 더한 8000억~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더스캐피탈가 보유회사들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한라공조의 M&A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파더스캐피탈측과 계열사 경영진의 입장이 배치되고 있다"며 "한라공조의 매각 가능성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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