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도심재개발은 적지 않은 부작용이 뒤따른다. 개발계획으로 땅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에 따른 이주수요로 전셋값 집값도 요동친다. 게다가 도심재개발이 주택공급확대 효과보다는 기존 세입자를 변두리로 쫓아내는 문제도 있다.
◇문제점①땅값 상승 부채질..고분양가 악순환
도심재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가장 큰 걸림돌은 땅값 상승이다. 서울의 땅값은 매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지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2006년 9.17%, 2007년 5.88%로 2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올 들어서도 1월 0.53%, 2월 0.59%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심재개발사업인 뉴타운은 땅값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용산과 성동구는 작년 한해만 각각 11.7%, 10.5%나 뛰었다. 뉴타운 개발이 활발한 동대문구(6.23%), 성북구(6.213%), 종로구(5.83%)도 땅값 상승률이 전국 상위권이다.
뉴타운이 아닌 지역도 정부의 도심 재개발 기대에 덩달아 급등하는 추세다.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조차 되지 않는 마포구 망원동의 경우 다세대, 연립 시세가 한 달전 3.3㎡당 2500만원이던 것이 현재는 3000만원을 호가한다. 합정동의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은 20㎡ 이하 소형은 3.3㎡당 33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땅값 상승은 결국 고분양가, 주변 집값 상승 등으로 이어진다. 마포 아현 3구역 내 145㎡(45평) 조합원 분양가격이 3.3㎡당 18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인 244㎡(73평)은 분양가격이 3.3㎡당 2500만원 선이다.
◇문제점②세입자 이주에 따른 전셋값 상승
현재 서울시에는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뉴타운 사업만 25개에 달한다. 또 부도심권 개발을 위한 균형발전촉진지구사업도 8개 지역에서 추진 중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시기를 앞당긴 재개발 사업만 수십 곳이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줄을 잇다보니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서울에서 올해 재개발로 인한 이사 수요는 4만 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가구가 채 안된다.
이러다 보니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결국 중·소형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매매가격 상승에 불을 지폈고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 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여 수급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점③ 주택공급효과 미지수
도심 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효과도 논란거리다. 현재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사업만 따져본다면 주택공급효과는 거의 전무하다.
종로구 돈의문 뉴타운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세대수는 총 1945세대다. 그러나 사업이 완료된 후에는 90가구가 늘어 2035가구 정도다. 주택 순 증가율이 4% 정도에 불과하다. 상계뉴타운도 늘어나는 가구수가 고작 10가구에 불과한 실정이다.
오히려 줄어드는 재정비촉진지구도 허다하다. 관악구 신림뉴타운의 경우 사업 후 가구수는 존치 가구수(2340가구)를 포함해 6885가구로 돼 있다. 반면 현재 주민등록상에 등재된 세대수는 8478세대(집주인+세입자)로 사업 후 1500세대가 갈 곳을 잃게 된다. 한 마디로 도심 재개발을 통해 해당 지역을 새롭게 가꿀 수는 있겠지만 현재 주민들만 채우기에도 빡빡한게 현실이다.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주장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종전 방식대로 공급될 수밖에 없고, 초기 사업지에 용적률을 높여준다고 해도 주택공급 확대효과는 최소 3년은 지나야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건축 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새 정부 집권기간 동안 재개발·재건축으로 주택을 공급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